■ 106일만에 전쟁 일단락
서명식후 60일간 ‘제2의 협상전’
트럼프 “위대한 협정 평화안길것”
이란은 “역내 비축핵 해결에 국한”
동결 이란자금도 또다른 난제로
평화체제 완성까진 곳곳에 ‘험로’
‘백악관 격투기’ 관람하는 팔순 트럼프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미국과 이란이 전쟁 발발 106일 만인 14일(현지시간) 일단 휴전 연장 양해각서(MOU) 서명에 합의함에 따라 사상 초유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까지 이어졌던 이란 전쟁이 일단락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 세계 에너지 물동량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도 다시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된다. 단 두 나라가 19일 MOU 서명식 후 60일간 영구 종전과 평화 체제 구축을 염두에 두고 이란의 핵 문제,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해제 등의 쟁점에 대한 논의에 착수하기로 해 치열한 협상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합의 사실을 공개한 뒤 추가로 올린 SNS 글에서 “이 위대한 협정은 이 지역 전체에 평화와 안보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수많은 (미국) 대통령들이 이란과 평화를 이루려 시도했으나, 저 이전에는 모두 실패했다. 이 지역 지도자들은 진정한 평화를 달성하도록 도울 수 있는 대통령을 비로소 찾았다”고 자찬했다. 그는 13일에는 “이란은 더 이상 핵무기를 원하지 않으며, 구매, 개발 또는 그 어떤 형태의 조달을 통해서도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합의를 통해 이란의 비핵화 약속을 받을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단 이란 측은 이와 다소 차이가 있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MOU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란 반관영 메르통신 영문판에 따르면 이란 측 협상 수석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의 전략 고문 메흐디 모하마디는 MOU 초안의 내용을 공개하며 이란의 의무는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이란 내 60% 농축 우라늄의 비축 문제를 해결하는 데 국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농축 우라늄의 처리 방식 역시 해외 반출보다는 이란 내에서 희석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고농축 우라늄 등 모든 핵물질의 즉각적인 ‘국외 반출’(제3국 이전) 또는 ‘영구적 폐기’와 향후 이란 영토 내에서의 핵물질 농축 활동 원천 금지라는 초강력 사후 통제 장치의 제도화라는 미국 협상단의 요구와 차이가 적지 않다.
해외에 묶여 있는 수백억 달러의 이란 자금 동결 해제 역시 또 다른 난제가 될 전망이다.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한 이란으로서는 즉각적인 자금 유입과 경제 제재 철회가 우선적인 요구가 될 전망이지만, 미국은 이란이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는 수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동결 자금을 풀어주는 원칙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어떠한 통행료도 없는 개방이라고 못 박았지만 모하마디는 이란이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전, 항행 등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에 대한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는 만큼 이는 어떤 합의가 이뤄지든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60일간 이뤄질 협상에서 양측 간 이견이 여전히 남아 있고 합의에 이르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해 이번 MOU 체결이 곧바로 평화 체제 완성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더 이상 전쟁을 길게 끌고 가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에 따라 MOU 서명에 합의한 만큼 본 협상도 어떤 식으로든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민병기 특파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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