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15일 오후 부산시청 기자 간담회에서 민선 9기 시정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15일 오후 부산시청 기자 간담회에서 민선 9기 시정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관광객 500만 시대, 준비 안 된 부산”

정책자금 투입해 서부산 숙박시설 개선 추진

“사직 상권 반드시 지키고 더 활성화할 것”

부산=글·사진 이승륜 기자

“사직 상권 생존권은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지금보다 장사가 더 잘되게 만들 겁니다.”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북항 개폐식 돔구장 추진 과정에서 제기되는 사직야구장 주변 상권 우려에 대해 이같이 밝히며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정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민선 9기 핵심 민생 과제로 관광과 인공지능(AI)을 제시하며 “해양수도 다음으로 가장 먼저 챙길 분야가 관광”이라고 밝혔다.

전 당선인은 15일 오후 부산시청 기자실을 찾아 당선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항 돔구장, 관광·AI 육성, 조직개편, 인사 원칙, 협치 구상 등 시정 운영 방향을 설명했다.

◇“사직 상권 반드시 살린다”…생활체육 메카 구상

전 당선인은 북항 개폐식 돔구장 추진과 관련해 “대선 당시 사직야구장 주변 상권을 직접 돌며 의견을 들었다”며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것만큼 반대가 크지 않았고 대안을 충분히 설명하니 이해하는 분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직 상권 종사자들의 생존권은 반드시 보장할 것”이라며 “지금보다 장사가 더 잘되는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 당선인은 사직야구장 부지를 생활체육 중심 공간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부산은 생활체육 인프라가 너무 부족하다”며 “배드민턴·탁구·배구·실내테니스 등 시민들이 평일에도 이용할 수 있는 생활체육 시설을 대폭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직구장은 연간 66경기 정도가 열리지만 우천 취소 등을 고려하면 실제 경기는 50여 경기 수준”이라며 “야구 경기로 주변 상권에 뿌려지는 경제효과도 연간 1000억 원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직 일대가 지금보다 더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 시절 제시된 북항 돔구장 사업 구상도 재차 밝혔다. 전 당선인은 “핵심은 부산항만공사가 부지를 조성·매각하는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관련 법안은 이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위를 통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3만 석 규모 개폐식 돔구장을 기준으로 전체 사업비는 약 1조3000억 원 규모이고 당시 검토 기준으로 부지 가치만 6300억 원 수준이었다”며 “항만공사가 부지를 현물 출자해 약 44% 지분을 갖고 나머지는 민간이 투자하는 구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야구와 대형 공연 수익을 시민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시민 공모주 방식도 고민하고 있다”며 “부산 시민들이 가장 큰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해양수도 다음은 관광”…서부산 모텔 혁신 구상

전 당선인은 민생경제 분야에서는 관광산업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그는 “해양수도가 첫 번째라면 그 다음은 관광”이라며 “올해 1분기 부산 관광객이 100만 명을 넘어섰고 현재 추세라면 연간 500만 명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부산이 관광객을 유치한 것이 아니라 한류와 K-컬처 흐름 속에서 기회가 온 상황”이라며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기회가 먼저 왔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서둘러 관광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당선인은 특히 서부산권 숙박시설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해운대와 광안리 숙박비가 비싸다 보니 관광객들이 서부산 모텔까지 이용하고 있다”며 “정책자금을 지원해 노후 모텔을 쾌적한 숙박시설로 바꾸고 관광 인프라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광 콘텐츠 경쟁력 강화 방안도 제시했다. 전 당선인은 “부산 사람들은 매일 바다와 낙동강을 보기 때문에 그 가치에 무감각해질 수 있다”며 “오히려 외국인 관광객의 시선으로 부산의 매력을 찾아내고 그 이야기를 관광 자원과 연결하는 스토리텔링 작업을 행정 차원에서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AI 산업 육성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전 당선인은 “부산 제조업의 58%가 서부산 지역에 집중돼 있다”며 “AI를 제조 현장에 접목하면 생산성과 품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규모 제조업체들은 AI를 고민할 여력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며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업 몇 곳을 선정해 집중 지원하고 대표 성공 모델을 만들어 지역 전체로 확산시키겠다”고 설명했다.

◇해양부시장 검토·하정우 면담 예고…사업 연속성과 협치 강조

전 당선인은 해양부시장 직 신설 여부 등 조직개편과 관련해서는 “현재 인수위원회에서 전반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조직개편 방향은 인수위 차원에서 정리해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정우 전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의 부산시 영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23~24일쯤 따로 만나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며 “지역위원장 공모에도 신청한 것으로 안다. 어떤 역할이 가장 적합한지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밝혔다.

민선 8기 주요 사업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전 당선인은 퐁피두센터 분관, 라 스칼라 공연 등과 관련해 “시정의 연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사업을 뒤집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책을 담당했던 공무원, 전문가, 시민사회,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 검토할 것”이라며 “선거 과정에서 비판했다고 해서 무조건 뒤집는 식의 행정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다수당인 부산시의회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협치를 핵심 원칙으로 제시했다. 전 당선인은 “시민들은 전재수 시장을 뽑으면서도 시의회는 국민의힘 다수당으로 구성했다”며 “이는 혼자 하지 말고 의회와 함께 머리를 맞대라는 시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보할 것은 과감히 양보하고 관철할 것은 관철하겠다”며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협치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중앙정부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부산에는 민주당 국회의원이 없지만 민주당 입장에서 부산시장은 중요한 자산”이라며 “예산과 정책 문제는 국회의원 숫자에 얽매이지 않고 서울과 세종, 필요하면 청와대를 오가며 직접 뛰겠다”고 말했다.

해양수도 구상과 관련해서는 “해양수산부 장관 재임 시절 이미 로드맵을 상당 부분 마련했다”며 “해양수산부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가 되겠지만 동시에 부산시와 해수부가 치열하게 경쟁하며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유능함·겸손함·친절함이 인사 기준…“역대 시장 중 언론 가장 자주 만날 것”

전 당선인은 인사 원칙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유능함에는 나이도 진영도 없다”며 “박형준·오거돈 시절 공무원이라도 능력이 있다면 적극 기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에게도 “유능한 공무원을 적극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친절함은 단순히 웃고 인사 잘하는 것이 아니라 유능함과 겸손함에서 나온다”며 “시민과 기자, 동료 공무원에게 친절하지 못한 사람과는 함께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시 출자·출연기관장 교체와 관련해서는 “인수위 단계부터 인재풀을 확보해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며 “인사가 늦어질 경우 권한대행 체제를 적극 활용해 시민 불편이 없도록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날 전 당선인은 당선 이후 근황도 소개했다. 그는 “선거가 끝난 뒤 일주일 동안은 낙선자들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며 “구의원·시의원·구청장 낙선자들을 만나 선거 과정에서 나온 의견과 공약, 정책 제안 등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선거 기간 시민 정책 제안 플랫폼에는 700건 이상의 정책 제안이 접수됐고 부재중 전화 수천 통에 대한 콜백도 대부분 마쳤다”며 “문자메시지 1만4000여 건도 직접 확인하고 답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당선인은 “전임 시장들과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도 찾아뵐 예정”이라며 “시정 경험과 조언을 듣고 취임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취임식에 대해서는 “가장 강렬하지만 가장 간결한 행사로 준비할 생각”이라며 “형식은 최대한 걷어내고 7월 1일부터 바로 일하는 시장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역대 부산시장 가운데 기자들과 가장 자주 만난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기자들을 만나는 것은 결국 시민을 만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자주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승륜 기자
이승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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