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국악관현악단 실내악 시리즈 ‘일노래’
알람이 울리기 직전의 그 1분, 꽉 막힌 출근길 지하철, 회의가 끝나지 않는 오후 세 시. 국악이 그 시간을 악보에 옮기면 어떤 소리가 날까.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실내악 시리즈 ‘일노래’를 선보인다. 전통 노동요의 정서를 현대인의 하루와 겹쳐 읽는 공연이다.
노동요는 원래 함께 일하며 노동의 속도를 맞추고 고단함을 나누기 위해 부르던 노래였다. 이 공연은 그 기원에서 출발하되, 재현에 머물지 않는다. 농부의 모심는 소리, 어부의 뱃노래, 대장간 노동요, 방아소리, 염전 노동요…. 각각의 선율을 직접 되살리는 대신, 그 안에 담긴 반복과 호흡, 밀도와 피로, 회복의 감각을 오늘의 언어로 번역한다.
프로그램은 하루의 시간축을 따라 구성된다. 출근 준비의 분주함을 담은 ‘AM 6:59’로 시작해, 서도민요 배치기와 뱃노래를 바탕으로 도시의 출근 풍경을 그린 ‘돈 벌러 가謠(요)’, 울산 쇠부리소리의 에너지로 업무의 밀도와 속도를 표현한 ‘불매야’, 방아소리의 반복성을 현대인의 루틴과 몰입으로 풀어낸 ‘방아호’, 염전 노동요에서 길어 올린 피로와 회복의 순간 ‘쉬고 싶어謠(요)’, 그리고 하루의 끝에서 위로를 건네는 ‘수고했-漁謠(어요)’까지 이어진다. 제목들 자체가 이미 우리의 하루를 닮았다.
음악감독과 연출은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상주작곡가 김현섭이 맡는다. 강한뫼, 김성진, 이아로, 전우림, 조성윤 등 젊은 작곡가들이 함께 참여해 각 곡을 완성했다. 공동연출에는 MBC충북 다큐멘터리 ‘라스트 싱어 스탠딩’을 연출한 이승훈이 이름을 올렸다. 연주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수석·부수석 단원으로 구성된 SMTO 앙상블이 담당하며, 국악기와 일렉기타·베이스기타·건반을 결합한 사운드로 무대를 채운다. 지휘는 부지휘자 박도현, 사회는 판소리 소리꾼 서의철이 맡아 공연의 흐름을 관객과 함께 짚는다.
이승훤 단장은 “‘일노래’는 전통 노동요를 재현하는 공연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다시 듣는 작업”이라며,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도 각자의 리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공감과 사유의 시간을 전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요’는 오는 7월 3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박세영 기자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