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이란 종전과 ‘글로벌 질서 격변’ - (2) 견제받지 않는 ‘파워 게임’
트럼프, 美를 전쟁불사國 만들어
러, 우크라 영토 놓고 5년째 공방
둘러앉은 G7
지난 2월 26일 한 미국 고위 관계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란과 진행한 핵 협상에서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며 수일 내 다음 회의를 갖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만 해도 미국이 이란에 무력을 사용하기보다는 협상을 택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우리가 원하는 걸 (이란이) 주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 불만스럽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고, 미국은 이틀 후 이스라엘과 12시간 동안 이란 전역에 약 900회의 공습을 퍼부었다. 군 인프라와 이란 수뇌부를 표적으로 삼은 해당 공습에서 결국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도 폭사했다.
이와 함께 시작된 미국의 대(對)이란 전쟁은 트럼프 정부가 과거부터 천명하던 고립주의를 버리고 ‘힘의 논리’를 본격적으로 앞세운 대표적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후 미국과 이란은 개전 106일 만인 14일(현지시간) 휴전 연장 양해각서(MOU) 체결에 전격 합의했지만 미국 등 초강대국들의 전쟁 문턱이 한층 낮아졌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피스메이커’(peacemaker)라고 지칭하기까지 했지만 결국 미국을 전쟁 불사 국가로 만든 장본인이 됐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명예연구위원은 “과거에는 미국이 국제질서 유지를 위해 앞장섰지만 지금은 그것을 깨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은 “미국 중심 패권질서에서 (트럼프 2기 집권 후) 패권 이후 질서로 갈지 기로에 섰다”며 “미국이 지금처럼 룰을 깨면 결국 질서는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러시아도 5년째 공방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침공 당시 러시아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추진하는 등 서방과 밀착하는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 전복을 목표로 했으나,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에 막혀 전선을 물렸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북한군까지 동원해 우크라이나 동남부 4개 주를 겨냥한 공세를 이어가며 점령 영토 전부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키이우·하르키우 등 주요 도시들과 민간 에너지 시설 등에 대한 드론·미사일 공격을 가하면서 우크라이나 내 민간인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도 지속적으로 대만을 위협하는 등 동아시아 패권을 노리는 상황이다.
박상훈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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