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불장… 시중 유동성 확대

광의통화량 1년새 217조 늘어

주식 판 3.7조는 주택시장 유입

지난 15일 오전 불암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노원구 아파트 단지들. 박윤슬 기자
지난 15일 오전 불암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노원구 아파트 단지들. 박윤슬 기자

정부가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부담을 늘리는 방법으로 서울 집값을 잡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지금처럼 시중 유동성(돈)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급등한 증시에서 주식으로 번 돈이 주택 매입 자금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종양(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금조달계획서 집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주식·채권 매각대금 중에서 3조7254억 원이 주택 매입자금으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자금 중 약 65%인 2조4000억 원이 서울 주택 매입에 쓰였는데, 특히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 등 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에 집중됐다.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벌어들인 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 가면서 서울 집값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국민성장펀드 출범 등을 통해 주식시장으로 엄청난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서울 집값을 잡겠다고 하는 것이 현실 속에서는 구현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주택 취득 자금조달계획서는 주택을 살 때 구입자금의 출처를 밝히는 서류다.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내 모든 주택과 비규제지역 실거래가 6억 원 이상 주택 매매 계약 시 사는 사람이 작성한다. 다만, 자금조달계획서는 작성 단계에서는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100% 정확한 통계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자금조달계획서가 의심스러우면 정부 당국의 조사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주택 취득자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전체 유동성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월 광의통화량(M2·평잔·계절조정계열)은 4132조1000억 원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전기 대비 5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3월 M2가 3914조4000억 원이었음을 감안하면 1년 만에 217조7000억 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유동성 증가를 잡지 못하면 부동산, 특히 서울 집값을 잡기 어렵다는 사실은 과거 진보정부 인사들도 인정한 사실이다.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을 담당한 김수현 전 청와대 사회수석은 지난 2017년 ‘8·2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 “(부동산) 수요 억제, 공급 확대에 더해 대출 규제로 유동성을 잡고서야 시장이 진정됐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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