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y
‘컨택트’는 철학적 존재로 묘사
‘디스클로저 데이’에선 피해자
외계 생명체에 대한 인류의 끝없는 호기심은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다채롭게 구현돼왔다. 스크린 속 외계인은 지구를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침략자’부터, 우주에서 찾아온 다정한 ‘이웃’, 새로운 깨달음과 신기술을 전수하는 ‘조력자’에 이르기까지 그 외형만큼이나 다양한 역할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해왔다.
영화사 최초의 과학소설(SF)영화로 손꼽히는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의 ‘달세계 여행’(1902)은 최초의 외계인 영화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외계인 ‘셀레나이트’는 곤충이나 갑각류를 연상시키는 기괴한 외형을 지녔으며 손에는 창을 들고 있다.
반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기념비적 명작 ‘E.T.’(1982·왼쪽 사진)에서 외계인은 인간과 깊은 교감을 나누는 다정한 친구로 등장한다. 극 중 E.T.는 지구에 식물을 채집하러 온 식물학자로, 주인공 소년과 순수한 우정을 나눈다.
하지만 상당수의 영화에서 외계인은 여전히 압도적인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다. 영화 ‘미스트’(2008)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 속에서 인류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정체불명의 거대 괴생물체를 통해 미지에 대한 원초적 공포를 극대화했다.
영화 ‘컨택트’(오른쪽) 속 외계인은 조금 더 독특하고 철학적인 존재다. 어느 날 거대한 외계 비행물체 12개가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세계 각지 상공에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하며 영화가 시작된다. 정부는 언어학 전문가인 주인공을 섭외해 이들과의 접촉을 시도한다. 여기서 외계인들은 무력을 행사하는 대신 자신들만의 복잡한 언어 체계를 인류와 공유하며, 이는 결국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의 열쇠가 된다.
최근 개봉한 스필버그 감독의 신작 ‘디스클로저 데이’에서는 흥미로운 유형의 외계인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작품에서 외계인은 오히려 폭력적인 인류 문명의 피해자로 묘사된다. 1947년 로즈웰 사건 당시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이 인간의 생체실험 등에 의해 오랜 시간 학대당했다는 설정이다. 인간에게 저항하거나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외계인의 모습은 인간의 폭력성과 잔혹함에 대한 깊은 성찰을 안겨준다.
신재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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