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나다운 공간에서 살고 싶다’ 출간 공간디자이너 오승욱
“천편일률적인 집에 개인 소외
나를 오롯이 담는 공간 되어야”
“기존 20∼30평대 아파트를 둘로 나눠 각자의 생활을 유지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릅니다. 평생 한집에 정착하는 대신 몇 개월 단위로 집을 옮겨 다니는 ‘주택 노마드’도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닐 겁니다.”
최근 ‘나는 나다운 공간에서 살고 싶다’를 출간한 공간 디자이너 오승욱 무아공간 대표는 앞으로 한국에서의 집이 지금의 ‘표준화된 형태’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15일 서울 강남구 사옥에서 문화일보와 만난 오 대표는 “단순히 젊은 세대의 독립으로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부부의 사별이나 이혼, 자녀의 독립 등으로 가족원 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20∼30평대 집들도 처음에는 가족 단위로 사용했다가, 나중에는 반으로 나눠 각자가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사후분리형) 주택이 많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한국에만 있던 전세는 정부 정책 변화와 맞물려 점차 사라지고, 몇 개월 단위 렌털로 집을 이용하는 ‘주택 노마드’가 많아질 것”이라며 “집은 소유의 대상이라기보다 삶의 단계에 따라 필요에 맞게 이용하는 공간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오 대표는 집의 형태가 점차 다양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획일적인 주거환경이 한국 사회에서 아직까지 주를 이루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아파트, 오피스텔, 주상복합 등 집합주택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데다 내부 구조 역시 건설사가 제안하는 비슷한 형태를 따르고 있다”며 “개인의 성취나 성장보다 집단을 우선해 온 한국사회의 역사가 지금의 집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내부 역시 직사각형으로 구획된 표준형의 구조, 새하얀 벽지와 테이블 등 무채색 인테리어가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오 대표는 이러한 ‘똑같은 집’들이 오히려 개인을 소외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주목했다. “사람마다 편안함의 기준은 모두 다른데, 집에 들어갔을 때 다수에 맞춰진 일률적인 요소들이 나를 맞이한다면 어떻게 ‘사회적 페르소나(가면)’를 벗고 진짜 나다워질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집은 단순히 예쁜 배경이 아니라 그 안에 사는 사람의 리듬과 관계를 다시 만들어내는 공간”이라며 “현재의 집 안에서도 ‘나다운 공간’ ‘나를 닮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각종 방송과 유튜브 채널에서 이러한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오 대표는 “내 지나온 시간을 반영하고, 앞으로 어떻게 생활할지를 집에 담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인지현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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