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안 인터뷰 - 안형준국가데이터처장
통계 DB를 지도처럼 상세히 구축하는 게 ‘온톨로지’
AI시대엔 데이터가 핵심자산… 정당한 대가 지불해야
인구밀집 위험도 예측땐 특정지역 안전사고 예방 도움
올핸 주택소유자·고령자·사망자 융합데이터 구축 중
민간·공공연계 필요… 국가데이터기본법 제정이 목표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은 “데이터는 핵심 자산”이라며 “인공지능(AI)을 통해 물가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등 정책수립을 지원하는 ‘데이터 신호등’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안 처장은 지난 11일 정부대전청사 국가데이터처에서 진행한 문화일보와의 현안인터뷰에서 “민간과 공공이 가진 데이터를 연계해서 활용할 때 더 가치가 높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데이터처로의 승격 후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와 책임감은 무엇인가.
“이제 데이터 체계 전반을 총괄 조정하게 됐다. 이런 총괄 조정 기능이 있어야 AI 시대를 맞아 전 부처, 범정부적인 활용이 가능하고 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처가 자리를 잡아 AI 시대에 우리 데이터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큰 사명이라 생각한다.”
―데이터 활용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서 부처 간의 이견 조율은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지.
“데이터처 내에 국가통계위원회 소속 국가데이터 특별분과를 만들었고, 민간 의견도 듣기 위해 민관 실무책임자로 구성된 국가데이터 민관협의체도 운영 중인데 처음 계획보다는 협의가 잘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께서 데이터처에 데이터 총괄 임무를 맡기시면서 힘을 실어주신 덕에 원활하게 조율되는 편이다.”
―AI 전환(AX) 시대를 맞아 데이터처가 추진 중인 AX 맞춤형 데이터 관리란 무엇인지.
“AI에는 통계의 의미, 즉 메타데이터(데이터 부가정보)를 상세히 설명하고 통계 간 관계를 일종의 지도처럼 설정해 데이터베이스(DB)를 상세히 구축해야 한다. 이게 바로 ‘온톨로지’다. 그래야만 AI가 정확히 통계를 찾아 읽고 분석할 수 있다. 또 AI가 텍스트를 읽고 활용하는 방법엔 두 가지가 있다. 일회성으로 검색해 읽고 사라지는 형태가 있고, 다른 하나는 DB를 바탕으로 학습하는 형태다. 제대로 학습하려면 DB를 구축해야 하는데 쉽진 않다. 텍스트를 ‘라벨링’하는 등 세분·가공해 속성을 부여하는 등 꽤 많은 수고가 들어간다.”
―AI를 활용해 물가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한다는데, 언제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가나.
“연말까지 체계를 구축하려 한다. 농수산물과 공산품 분야가 있는데 농산물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맡고 공산품 체계는 데이터처에서 갖출 것이다. 단순히 물가를 파악하는 수준은 지금도 금방 가능한데, AI를 이용해 ‘안정’ ‘주의’ ‘위험’ 등의 단계를 보여주고 각 부처를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 물가 외 영역도 확장은 가능하나 고려할 게 많다. 예컨대 인구밀집위험지역을 파악하는 데 써볼까 한다. 지역축제나 행사를 찾는 사람들의 밀집도를 예측하여 과도한 인구밀집에 대비한 사고예방이나 셔틀 운행 등 방문객의 교통편익 제공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데이터처가 민간 데이터의 정책적 활용을 위해 인센티브를 제시할 수 있는지.
“데이터는 핵심 자산이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나라는 2029년부터 데이터를 국민계정에 포함할 계획이다. 자산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데이터처도 그 흐름대로 간다. 카드데이터, 통신데이터 등은 지금도 비용을 지불하고 사온다. 데이터에 걸맞은 가격을 내고 써야 한다. 다만 그 데이터만으로는 안 되고, 공공이 가진 데이터를 중심으로 연계해서 활용할 때 더 가치가 높을 것이다. 정부가 가진 데이터와 연계할 수 있도록 서비스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해야 품질관리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각 부처와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가 서로 연계되지 않는 ‘데이터 사일로(장벽) 현상’도 여전한데, 이를 허물기 위한 해법이 있는가.
“궁극적인 건 법적 권한 하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국가데이터기본법에 관련 장치를 마련 중이다. 중요한 데이터는 ‘국가데이터’로 지정하고, 지정되면 개인정보보호법이나 국세기본법상 예외 규정을 인정해 부처들이 좀 더 쉽게 자료를 내놓고 연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법 제정 이전에도 ‘정책맞춤형 융합데이터’ 개발을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 올해는 주택소유자, 고령자, 사망자 융합데이터세트를 신규 구축해 제공하는 업무를 추진 중이다.”
―융합데이터를 개발하면 과거 통계 자료와 어떤 차이점이 생기는가.
“예컨대 기존의 주택소유 통계는 1년에 1번 11월에 나오는데, 전국적으로 한 사람이 주택 몇 채를 소유하고 있는지 등을 지역·연령별로 정리한다. 주택소유자 융합데이터는 기존의 소유자별 주택정보에 대출정보를 융합한 자료이다. 또한 융합데이터에 다양한 데이터를 함께 연계할 수 있어 정책수립, 연구 등 목적에 맞게 유연하게 활용될 수 있다. 앞으로도 이용자의 수요가 있는 경우 해당 수요에 맞는 주제별 융합데이터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국가데이터기본법상 ‘국가데이터’는 기존의 ‘국가승인통계’와 무엇이 다른지.
“수치적 통계가 아니라 ‘데이터’라는 차이점이다. 극단적으로 보면 문화유산인 대동여지도도 국가데이터의 하나라고 본다. AI 시대에는 모든 게 다 데이터가 될 수 있다. 중요하고 보존해야 하는 건 국가데이터로 지정할 수 있다. 향후엔 민간이 소유한 데이터도 아주 중요한 건 국가데이터로 포함하고 싶다. 그런 차원에서 범위가 훨씬 넓은 개념이다.”
―데이터처 초대 처장으로서 이루고 싶은 ‘원픽’(One-pick) 성과를 뽑아달라.
“처음에 데이터처가 출범하면서 이곳저곳에서 여러 사람을 만났고, 지난 연말쯤 돼서 윤곽이 잡혔다. 국가데이터기본법도 만들고 싶고, 조직도 확충하고 싶고, 국민들한테 데이터처의 업무에 대해 믿고 쓸 수 있는 데이터의 중요성 등을 알리고 싶었다. 그런데 이 모든 게 ‘데이터처가 자리를 잡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법적기반, 업무역량 등에 국민인식까지 더해서 데이터처가 공고히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다. 국민들이 데이터를 믿고 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길 바란다.”
AI 활용여부 조사항목 첫 포함… 공장자동화 로봇도 기초자료에 편입
■ 내달 22일까지 ‘경제총조사’
국내 외국인 생산인구
무인매장 현황 등 조사
지난해 통계청이 국가데이터처로 거듭나며 인공지능 전환(AX)이 각종 데이터 구축에 적용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경제총조사’에도 이 같은 AX의 흐름이 본격화된다. 국가적 차원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 활용 현황을 직접 파악하고 향후 투자 필요 산업 분야 등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은 지난 11일 문화일보와의 현안인터뷰에서 ‘2025년 기준 경제총조사’에 관해 “AI 시대를 맞아 새 조사 항목으로 AI나 로봇 활용 여부 등을 포함해 산업계의 새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 처장은 “최근 생산인구가 줄면서 외국인 인력이 많이 들어와 있다”며 “국내 외국인 종사자라든가 무인결제 기기, 무인매장 현황 등도 조사에 포함돼 새롭게 사업을 펼쳐나갈 국민들께 지침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실 각종 AI 관련 지표와 통계데이터가 언론보도나 보고서 등에서 인용되고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는 모든 사업체 기반 데이터가 없었다. 안 처장은 “챗GPT를 통해 AI를 접한 지 이제 2년 반쯤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AI는 산업분류체계도 아직 없다”며 “경제총조사에 공식적으로 파악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조사에서 각 사업체별 AI 활용 현황 등 AI 관련 데이터가 도출될 경우 국가 정책적으로도 많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피지컬 AI 관련 항목도 처음으로 도입된다. 안 처장은 “로봇 활용 현황의 경우 최근 주목받는 피지컬 AI 관련을 포함해 기존 생산라인의 공장자동화 로봇 등 모든 로봇을 포함한다”며 “로봇도 재작년에 특수분류체계가 만들어지는 등 분류체계에 편입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이번 경제총조사에 처음 파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전국 사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2025년 기준 경제총조사’는 국내 산업 전반의 고용·생산·경영 실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국가 기본통계다. 2011년 산업총조사와 서비스업총조사를 통합해 처음 시행된 뒤 5년마다 실시되고 있으며 올해는 제4차 조사가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는 정부의 경제정책 수립과 지역 산업 육성, 소상공인 지원, 미래산업 전략 마련 등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박준희 기자, 구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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