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보호연장아동 ‘자립퀘스트플러스’ 프로그램

 

요리·장보기·생활관리 비롯

감정표현·관계경험 활동통해

자립에 대한 기초 이해 ‘축적’

 

“미역국 처음 만들었는데 신기”

“통장 만드는법 알게돼 유익해”

참가자들 프로그램 호평 일색

지난해 초록우산 서울가정위탁지원센터 ‘자립퀘스트플러스’에 참여한 보호연장아동들이 요리대결을 위해 달걀물을 풀거나 김밥을 싸고, 각자 준비한 반찬으로 비빔밥을 만들고 있다. 진로 탐색을 위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는 프로그램도 진행됐다.(왼쪽 사진부터)   초록우산 제공
지난해 초록우산 서울가정위탁지원센터 ‘자립퀘스트플러스’에 참여한 보호연장아동들이 요리대결을 위해 달걀물을 풀거나 김밥을 싸고, 각자 준비한 반찬으로 비빔밥을 만들고 있다. 진로 탐색을 위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는 프로그램도 진행됐다.(왼쪽 사진부터) 초록우산 제공

“혼자 남더라도 잘 살아갈 수 있을 거란 확신과 희망이 생겼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보호연장아동 A 씨는 지난해 진행된 초록우산 서울가정위탁지원센터의 자립준비청년 자립지원 프로그램 ‘자립퀘스트플러스’ 결과 평가 활동에서 “어디에 있든, 조만간 분명히 이 사회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있을 거예요”라며 이같이 밝혔다. 프로그램 참여 전 “조부모님과 초록우산 선생님들의 곁을 떠나 혼자 세상에 나가 눈비를 맞아야 하는 게 무섭기만 했던 날이었다”고 표현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어디서든 1인분은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쓴 A 씨의 모습은 확연히 달라 보였다.

‘자립퀘스트플러스’는 서울시 가정위탁 보호연장아동이 자립역량을 키워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마련한 3개년 프로그램이다. 이는 지난 2024년 6대 과업과 20개 미션 구축으로 체계가 마련됐고, 2025년 처음으로 실행됐다. 공통 영역으로는 1년 차에 일상생활 기술, 2년 차에는 자기·자산관리 기술, 3년 차에는 주거·사회적 기술을 배운다. 개별 영역으로는 보호연장아동의 진로 단계에 따른 맞춤형 지원을 병행한다.

지난해 자립퀘스트플러스 1년 차 프로그램은 만19∼24세 보호연장아동 11명을 대상으로 5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됐다. 일상생활 기술과 심리정서 영역을 중심으로 요리·장보기·생활관리와 같은 실천 활동과 감정표현·관계경험 활동을 통해 자립에 대한 기초 이해를 축적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구체적으로 요리 기술을 배우는 회기에서는 식자재 관리법 배우기, 집에 있는 재료로 요리해서 인증하기, 요리 대결 등이 진행됐다. ‘나의 비전보드 그리기’ 회기에선 가상의 월급 150만 원을 기준으로 고정·변동 지출을 구분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예산을 계획하는 등의 활동이 전개됐다.

특히 지난해 8월 진행된 일일 자립체험 활동을 진행한 보호연장아동 B 씨는 “혼자인 것만 같았던 요즘, 기쁘고 웃을 일이 없었다”며 “나 자체를 인정해주고 말하지 않아도 공감해주는 사람들을 만난 것 같아서 오늘은 하루 종일 웃었다”고 했다. C 씨는 “지금까진 다른 사람보다 부족하고 못난 부분만 바라봤다면 오늘을 통해 내 생각보다는 잘 살고 있었다는 걸 느꼈다”고 털어놨다.

참여 아동들이 자립 준비 후배들에게 쓴 메시지. 초록우산 제공
참여 아동들이 자립 준비 후배들에게 쓴 메시지. 초록우산 제공

실제로 자립퀘스트플러스에 참여한 보호연장아동 11명의 ‘주체성 점수’ 중앙값은 사전 3.93점에서 사후 4.20점으로 유의하게 향상됐다. 주체성의 하위요인인 자율성(3.88→4.75점) 영역의 변화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반면, 역량(3.71→3.86점)은 점수가 올랐지만 유의미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초록우산 서울가정위탁지원센터 관계자는 “실제 기술과 수행 능력의 향상은 단기 프로그램보다는 좀 더 긴 시간과 반복 연습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참여자들은 자기효능감과 정체성 확립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연장아동들은 프로그램 참여 전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혼자라서 외로울 것 같다” “굶어죽지 말자” 등 막막함과 고립감을 표현하는 진술이 주로 나타났다면, 참여 후에는 “나뿐 아니라 모두가 비슷한 걱정과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에 묘한 위로감을 느꼈다” 등 삶을 성찰하고 선택하려는 주체성 강화의 양상이 드러났다고 센터는 평가했다.

보호연장아동들의 일상생활 기술 역시 향상됐다. 자립준비도 점검척도 중 ‘일상생활 기술’을 발췌해 평가한 결과 중앙값은 사전 4.00에서 사후 5.00으로 유의미한 상승세를 보였다. 보호연장아동 D 씨는 “미역국을 처음 만들어 봤는데 생각보다 잘 만들어졌고, 요리대결 1등까지 하게 되다니 정말 신기했다”고 밝혔다. E 씨는 “통장을 어떤 식으로 나눠 만들면 되는지 알게 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 공동기획

이예린 기자
이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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