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장남의 마약 투약 사건과 관련해 심경을 전했다. 과거 남 전 지사는 마약에 빠진 장남을 직접 신고했다. 2018년 정계 은퇴한 남 전 지사는 이후 마약 예방과 치유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남 전 지사는 아들이 미국 유학 시절 마약을 처음 접했다면서 “조기 유학은 절대 보내지 말라”고 강조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남 전 지사는 15일 유튜브 채널 ‘이성미의 못간다’에 출연해 아들의 마약 사건 전말을 털어놨다.
방송에서 남 전 지사는 장남이 처음 마약에 손을 댄 시점이 17세 유학 시절이었다고 했다. 남 전 지사는 “미국 유학 당시 추천을 받아 기독교 학교에 다녔고, 교장 선생님 댁에서 홈스테이를 했다”며 “어느 날 그 집 지하실로 동네 친구들이 찾아와 대마초를 건넨 것이 마약에 발을 들이게 된 첫 경로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요즘 제가 다니며 하는 말이 있다. 조기유학은 절대 보내지 말라”고 말했다.
다만 남 전 지사는 “우리 아이는 괜찮을 줄 알았다. 교회와 미션스쿨을 성실히 다니던 아이였기 때문”이라며 “초등학교 졸업식 때만 해도 목사가 되겠다고 말할 정도로 신앙심이 두터웠고, 이후 공부도 곧잘 해 중국의 최고 명문인 칭화대학교에 입학한 모범생이었다”고 말했다.
남 전 지사는 “이처럼 반듯하게 자라던 아이에게도 마약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며 “일반적인 부모가 자녀의 마약 투약 사실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중독이 심각해진 늦은 상태일 확률이 높다”고 조언했다.
생과 사의 갈림길을 오가던 남 전 지사의 아들은 자수했지만 구속되지 않았다. 초범의 경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혼자 투약하는 성향이 강해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쉽게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두 차례나 자수했음에도 불구속 수사가 이어지자, 세간에서는 오히려 ‘아빠 백을 쓴 게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남 전 지사는 “아빠 백이 아닌데 욕은 고스란히 얻어먹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아들은 자발적으로 폐쇄 정신병원에 입원했으나 병원 내 수두 유행이라는 예기치 못한 법정 전염병 사태로 입원 한 달 만에 강제 퇴원 조치를 받았다. 집으로 돌아온 장남은 격리 상태를 견디지 못하고 또다시 약물에 손을 댔다.
남 전 지사의 아들은 2022년 7월 대마를 흡입한 뒤 8월부터 이듬해인 2023년 3월30일까지 성남시 분당구 소재 아파트 등에서 16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했다가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남 전 지사가 직접 신고했다. 남 전 지사는 신고인 조사 과정에서 진술서에 “판사님, 지난번 영장 기각으로 가족들이 너무나 힘들었다. 저희가 원하는 것은 구속이다. 제발 교도소 안에서 마약을 끊고 나올 수 있도록 소망한다”고 탄원했고, 마침내 구속영장이 발부돼 장남을 격리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남 전 지사는 15대부터 19대까지 5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경기도지사를 지낸 중견 정치인 출신이다. 2018년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후에는 마약 예방 치유 단체인 ‘은구’를 설립해 마약 중독 환자와 그 가족을 돕는 사회 운동가로 전향해 활동하고 있다.
임정환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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