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범 사회부 부장
청년층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선언했지만, 나라를 떠받치고 나갈 든든한 동량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7.2%였다. 청년층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5만5000명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2021년 1월(-31만4000명)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청년 문제는 늘 주목받지만, 정작 청년이 피부로 느끼는 정책은 역대 정부 통틀어 그리 많지 않았던 듯하다. 이 대통령이 지난 14일 유럽 순방 중 화상으로 개최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청년 대책 마련 필요성을 강조한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청년층 일자리 감소 소식을 접하고 가까스로 반등한 출산율 걱정부터 들었다. 이른바 ‘N포족’의 원조 격인 ‘3포족’은 연애·결혼·출산부터 포기하지 않았던가. 한국은행의 ‘중장기 심층연구 초저출산 및 초고령사회 보고서’는 청년층 고용률(58.0%)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평균 수준(66.6%)까지 높아지면 한국 출산율은 0.12명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출산율이 반등한 것은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인 에코 세대의 출산(에코붐)과 결혼율 상승에 따른 효과라는 분석이 많다. 이지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의 ‘최근 출생아 수 반등의 인구학적 요인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출생아 수가 2015년 이후 9년 만에 상승한 배경으로, 30대 유배우 출산 행태 효과(+1만4465명)를 가장 긍정적인 요인으로 분석했다. 반면, 25∼44세 혼인 상태 구성 효과(-8532명)는 출산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봤다. 쉽게 말해 결혼과 출산 사이 상관관계가 커 결혼이 늘면 출산율도 높아진다는 의미다.
그런 측면에서 기획예산처 등 관계 부처가 결혼 친화형 제도 개편 방안을 중심으로 청년 정책 마련을 추진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본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재량지출 15%, 의무지출 10% 감축’이라는 2027년 예산안 절감 목표다. 자칫 목표치에 매몰돼 저출산 관련 예산마저 뭉텅이로 잘려나가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이다.
최근 혼인 건수는 2023년 19만3700건에서 2024년 22만2400건, 2025년 24만3000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추이가 코로나19로 미뤘던 결혼이 영향을 주는 것인지, 추세적인 흐름인지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이후 가까스로 반등한 출산율이 고비를 넘기고 순항할지, 다시 꺾여 나락으로 추락할지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다.
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감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니 예산 절감 목표치에 매몰될 가능성은 낮겠지만, 일부 공직사회의 경직성 탓에 예산 정책에서 ‘정책 목표 및 기준’을 획일적으로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반도체 호황 덕에 늘어난 초과 세수 일부를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에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해볼 만하다고 본다. 출산율 제고 정책에 대한 이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 표명과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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