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 내 핵 상시 배치 계획은 없다”
법 개정이 곧 핵개발 뜻은 아냐
핀란드 의회가 수십 년간 유지해 온 핵무기 금지 규정을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며 안보 정책의 중대한 변화를 공식화했다.
17일(현지시간) 폴리티코와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핀란드 의회는 이날 핵무기 관련 금지 조항을 해제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25표, 반대 61표로 가결했다.
이번 결정은 2023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한 이후 핀란드가 추진해온 안보 전략 재편의 연장선상으로 평가된다.
표결 직후 안티 해캐넨 핀란드 국방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번 조치가 핀란드 안보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자국 영토에 핵무기를 상시 배치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해캐넨 장관은 “이번 역사적 개혁은 핀란드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전체의 안보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지난 3월에도 핵무기 금지 규정 폐기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그는 “1980년 제정된 핵무기 금지법은 지금의 지정학적 상황에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면서 “현재 법률은 나토 회원국으로서의 핀란드의 안보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핀란드는 오랜 기간 군사적 중립 노선을 유지해온 국가다. 약 75년 동안 중립국 지위를 유지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환경이 급변하면서 2023년 4월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특히 핀란드는 러시아와 1300㎞가 넘는 국경을 맞대고 있어 안보 위협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나토 가입 이후에는 국방 전략 강화와 군사 체계 개편을 적극 추진해 왔다.
핀란드는 1968년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서명한 국가로, 이번 법 개정이 곧 자체 핵무기 개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유럽에서 독자적인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는 영국과 프랑스다. 여기에 미국은 나토의 핵공유 정책에 따라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이탈리아, 튀르키예 등에 핵탄두를 배치하고 있다.
유럽 내 핵 억지력 강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핵전력 증강 계획과 함께 유럽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프랑스의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투기를 해외에 한시적으로 전개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까지 겹치면서 유럽 각국의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핀란드의 이번 결정 역시 이러한 국제 정세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무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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