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이주연대회의, 처벌 촉구
고막 손상, 손톱 탈락 등 상해도
경북 영천의 한 사업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민단체가 사업주에 대한 구속 수사와 피해 노동자들의 체류권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구경북지역이주연대회의는 18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이주노동자 보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단체는 해당 사업장에서 일하던 인도네시아 출신 노동자들이 오랜 기간 사업주 주 모 씨로부터 폭력과 심리적 통제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주연대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이름 대신 ‘원숭이 1번’, ‘원숭이 2번’ 등으로 불렸으며, 입사 초기부터 폭행에 노출됐다고 증언했다. 일부 노동자는 용접기로 머리를 맞거나 반복적인 폭행으로 고막 손상과 손톱 탈락 등의 상해를 입었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피해 노동자들은 결국 사업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 A 씨는 사업주의 강제 퇴사와 출국 압박을 피해 지난 3일 새벽 공장을 빠져나왔고, 이후 다른 노동자 3명도 지난 14일 추가로 사업장을 이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연대는 해당 사업주의 노동권 침해 의혹이 처음 제기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단체 측 설명에 따르면 2025년 2월에도 같은 사업장에서 근무하던 인도네시아 국적 노동자가 임금 체불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고용노동청의 시정명령과 검찰 송치가 이뤄졌지만, 사업주는 오히려 부당이득 반환 소송과 사기·공갈 혐의 고소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해당 노동자는 이후 다른 사업장으로 옮겼지만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다가 산업재해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연대는 피해자의 사망으로 관련 소송이 종결되면서 사업주가 사실상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이주노동자 인권보호 대책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고용노동부가 전국 14개 지방관서에 이주노동자 전담 조직을 설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외국인 노동자가 다수 근무하는 대구·부산·울산 등 영남권 광역지청은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지적이다.
한편 대구고용노동청은 해당 사업장의 폭언·폭행 의혹과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에 대해 지난 15일부터 조사에 착수했으며, 17일부터는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하고 있다.
김무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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