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우의 Deep Read - 정당 지지율의 변화

 

李정권 출범 후 첫 정당지지율 역전… 청년 공정감수성이 정치변화 동력으로

‘보수 결집+중도 견인’이 국힘 상승, ‘진보 철수+중도 이탈’이 민주 하락 견인

여당의 정당 지지율이 야당에 역전되는 데드 크로스가 나타났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여야 지지율 역전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전개에 따른 진보층의 여당 이탈, 선택을 유보했던 중도층의 이반과 일부 샤이 보수층의 국민의힘 지지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참정권 박탈과 같은 공정성 훼손 문제에 대한 청년층의 항의가 여야 지지도 역전에 상당히 기여했다.

◇진보의 중도 이동

리얼미터 6월 2주차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38%, 국민의힘 44.3%로 여당 입장에서는 데드 크로스, 야당 입장에서는 골든 크로스가 발생했다.

같은 기관의 한 달 전(5월 2주차) 조사와 비교하면 한 달 사이에 민주당 지지는 7.8%포인트 감소했고, 국민의힘은 10.8%포인트 증가했다. 이런 정당 지지율 변화를 두고 민주당에 실망한 사람들이 국민의힘 지지로 돌아선 것이라고 분석하는 것은 온전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 한국적 정치 현실에서 양대 정당 사이에 강한 적대적 정서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민주당에 대한 지지 철회가 곧바로 경쟁 정당인 국민의힘 지지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정당 지지율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각 지지집단의 변화 동인을 구분해서 살펴봐야 한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한 달 사이에 진보층에서 민주당 지지는 79.2%에서 68.9%로 10.3%포인트 감소했다. 그런데 진보층에서 국민의힘 지지는 8.0%에서 12.7%로 4.7%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에서 이탈한 진보층의 절반 이상은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이다.

민주당에 실망한 진보층이 경쟁 정당인 국민의힘 지지로 온전히 옮겨간 것이 아니라 같은 진영 내에서 무당층이 되거나 군소정당 지지와 같은 항의성 이동을 한 것도 확인된다. 민주당에 실망한 진보층 일부는 여론조사를 거부하고 침묵했다. 5월 조사에서 진보 응답자는 24.1%였는데 6월 조사에서는 22.8%로 줄어들었다. 정당 지지 의사를 바꾸는 대신, 응답 표본에서 일시적으로 사라지는 선택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도와 보수의 선택

진보 성향의 무당층이 늘어났는데도 전체 무당층 비율에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상쇄 효과’에 따른 일종의 착시현상이다. 진보 중 일부가 무당층으로 유입되는 동시에 중도·보수 성향의 기존 무당층이 국민의힘 지지로 빠져나간 것이다.

정당 지지가 역전한 것은 중도층에서 국민의힘으로 지지가 증가한 결과다. 중도층은 ‘정당일체감’이 약하기 때문에 현안에 따라 상대적으로 쉽게 선호정당을 바꾼다. 조지 레이코프가 지적한 대로 중도란 정치적 변화에 따라 진보와 보수를 쉽게 오가는 ‘이중개념주의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선거 관리 부실 문제에 직면해서 과정의 공정성과 행정 무능에 분노해 집권세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도층의 선호정당 분포를 보면, 민주당 지지는 한 달 사이에 47.0%에서 41.5%로 5.5%포인트 감소한 데 비해, 국민의힘 지지는 28.9%에서 40.6%로 11.7%포인트 증가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드러난 사실 중 하나는 중도층의 국민의힘으로의 지지 확대가 야당의 골든 크로스를 발생시켰다는 점이다.

보수층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비율의 변화 속도는 진보층이나 중도층보다 훨씬 크다. 보수층의 국민의힘 지지는 한 달 전 63.1%에서 78.7%로 15.6%포인트나 치솟았다. 6월 2주차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보수층에서 지방선거를 불법적 선거 개입과 부정선거 시도로 보는 응답이 44%나 돼, 부실선거라고 보는 비율(52%)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전면 재선거’에 동의하는 응답률이 57%로 반대(38%)를 압도한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면에 장동혁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적극 대응하면서 이슈 주도권을 갖게 됐다고 볼 수 있다.

◇與 지지율 급락의 원인

민주당 지지 급락을 가져온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 리얼미터 조사에서 대통령의 국정 긍정평가는 한 달 만에 9%포인트나 빠졌다(60.5%→51.5%). 부정평가 이유로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이 ‘선관위 부실·부정선거’(16.0%)다. 선관위는 헌법기관이고 이번 사태에 전적인 책임이 있지만,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은 무한책임이라는 인식에 따라 여론은 대통령 국정운영에 문제를 제기한 셈이다. 여기에 지속적인 체감민생의 악화가 더해지면서 여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다.

두 번째 민주당 지지 급락의 원인은 당내 분열이다.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대통령과 당대표의 인식 차이가 확연하다. 친명 세력을 중심으로 정청래 대표 사퇴 요구가 강하게 제기되면서 친명과 친청의 갈등이 가시화됐다. 당·청의 공개적 충돌과 계파 갈등은 핵심 지지층을 실망시켰다.

민주당의 지지 폭락은 경쟁 정당인 국민의힘의 쟁취에 의한 것이 아니고, 당·청 갈등 등 당내 분열에 대한 지지자들의 실망이라는 내부적 요인에 의한 결과다. 지지 이탈은 민주당의 핵심 기반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호남에서 이 대통령 국정 긍정평가는 리얼미터나 한국갤럽 조사에서 쉽게 확인된다. 국민의힘이 비집고 들어갈 수 없는, 오직 실망으로만 떠난 지지층이다.

지방선거 후폭풍이 계속되면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진보에는 실망으로, 중도에는 심판으로, 보수에는 분노로 인식됐다. 그 결과, 국민의힘 상승은 ‘보수의 자력 결집+중도 견인’의 합으로, 민주당 하락은 ‘진보 핵심층의 철수+중도 이탈’의 합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율 변화는 보수와 진보에서 독립적으로 진행됐고, 중도에서는 맞물렸다.

◇청년층의 공정감수성

여론의 변화 속에서 주목해야 할 대상이 젊은층이다. 이들의 부실선거 사태 인식의 출발점은 공정성이다. 한국갤럽 조사(6월 2주차)에 따르면 2030에서 재선거 찬성 비율은 60%를 상회한다. 하지만 정작 부정선거에 동의하는 비율은 30%가 되지 않는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서 드러난 청년의 정치 참여 동력은 부정선거를 단죄하자는 음모론적 분노라기보다는 잘못된 과정과 절차를 바로잡자는 공정성 분노이다. 이를 오독하면 중도와 2030이 국민의힘 지지를 철회할 수도 있다.

서강대 석학교수, 전 한국선거학회 회장

■ 용어설명

‘정당일체감’이란 자신이 선호하는 정당과 자신을 동일화하는 감정. 미국의 미시간 학파에서 쓰기 시작한 용어로, 유권자가 특정 정당에 대해 가지는 심리적 애착심 혹은 충성심을 말함.

‘이중개념주의자’란 미국의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의 개념. 그는 정치에서 진정한 중도란 존재하지 않고, 단지 보수와 진보라는 두 개의 세계관을 갖는 유권자가 상당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

■ 세줄 요약

진보의 중도 이동: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여당 지지율이 야당에 역전되는 ‘데드 크로스’ 현상이 발생. 민주당에 실망한 진보층은 국민의힘 지지로 온전히 옮겨가지 않고 무당층으로 이동. 진보의 여당 이탈임.

중도와 보수의 선택: ‘이중개념주의자’로 불리는 중도는 국민의힘 지지로 빠져. 중도-청년의 공정성 훼손 분노가 불러온 정당 지지율 역전임.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진보에는 실망으로, 중도에는 심판으로, 보수에는 분노로 인식돼.

與 지지율 급락의 원인: 민주당 지지율 급락의 원인은 선관위 이슈 등에 따른 국정 지지율 하락과 민주당 당내 분열 등. 결국 ‘보수 결집+중도 견인’이 국민의힘 상승, ‘진보 철수+중도 이탈’이 민주 하락을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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