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종 논설위원

이재명 대통령은 야당 대표 시절 병원 신세를 많이 졌다. 2023년 9월 돌연 ‘민주주의 파괴 저지’라는 다소 추상적인 이유로 단식에 들어갔지만, 사실은 대북송금 사건 관련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저지’를 목적으로 했다.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을 시작한 이 대통령은 총 24일간의 초인적 단식을 결행했다.

당시 친명과 비명계의 대결이 극심해 여차하면 체포동의안이 통과될 때였다. 체포동의안 표결 전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부결과 가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팽팽해 자율투표를 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대선 때 공약했던 체포동의안 특혜 거부 입장과 달리 부결을 호소하는 장문의 글을 SNS에 올렸다. 확산하던 동정론이 부결 호소로 역풍을 맞으면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됐다.

법원에 의해 영장이 기각되면서 극적으로 회생한 이 대통령의 1차 병상 정치는 성공으로 마무리됐다. 이어 2024년 1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현장을 시찰하기 위해 현지에 갔던 이 대통령은 습격을 당한다. 이 대통령은 수술과 회복을 거치는데 마침 이때가 4월 총선을 앞두고 비명계가 단체행동에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그러나 비명계는 이 대통령의 병원 입원으로 기자회견을 재차 보류하면서 동력을 잃었다.

2차 병상 정치로 이낙연 전 총리 등을 중심으로 하는 신당 창당이 시들해지는 효과를 봤다. 4월 총선 후 이 대통령은 5월 9일 물혹 제거를 위해 다시 병원에 입원했는데 입원 중에 국회의장 경선 정리, 검찰 공격 등 3차 병상 정치를 펼쳤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위기 때마다 병원 입원으로 모면하곤 했다. 장 대표는 지난 1월 통일교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갔다. 계엄 사과 등을 요구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돌연 단식에 들어갔는데 병원에 입원했다 돌아온 직후 한동훈 의원을 제명하면서 리더십 위기를 모면했다.

이어 6·3 선거 이후 사퇴 요구가 높아지고 의총에서 친윤·중진들마저 사퇴론에 동조하자 의총 다음 날인 18일 돌연 건강상의 이유로 입원했다. 입원 동안 당은 보도자료를 내고 장 대표가 지방선거에 ‘혼신’을 다해 최악의 결과를 낳았던 2018년 지방선거를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장 대표의 병상 정치는 이 대통령처럼 성공할 수 있을까.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