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 개발

 

출력 300㎿ 이하 소규모 원자로

170㎿급 4기 묶어서 0.7GW급

일체형 구조 채택해 안전성 강화

민관학 협력 국가개발 방식으로

 

원전 시공 경험있는 건설사 물망

현대건설·삼성물산 등 수주경쟁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규 원전 중 SMR 1기 건설 후보지로 부산 기장군을 확정한 지난달 17일 기장군 신평마을에 SMR 기장군 유치를 희망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마을 뒤로 고리원전 1·2·3·4호기가 보인다. 연합뉴스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규 원전 중 SMR 1기 건설 후보지로 부산 기장군을 확정한 지난달 17일 기장군 신평마을에 SMR 기장군 유치를 희망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마을 뒤로 고리원전 1·2·3·4호기가 보인다. 연합뉴스

부산 기장군이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SMR) 1호기 후보지로 선정되고 2035년까지 0.7GW급 SMR을 준공하기로 하면서 국내 SMR 개발 수준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고리·새울원전 경험 있는 기장= 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신규 원전 건설 후보 부지로 대형원전은 경북 영덕군, SMR은 부산 기장군을 각각 선정했다.

국내에서 SMR 건설 후보지가 정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장군에는 국내 최고령 원전인 고리원전과 송전망, 관련 산업 기반이 있다. 고리원전본부 부지 내에 과거 신고리 7·8호기 건설 부지로 검토됐던 약 22만㎡ 규모의 유휴 부지도 강점으로 평가됐다. 지역 수용성도 평가에 반영됐다. 기장군은 지난 1월 SMR 유치 의사를 밝힌 뒤 관내 5개 읍·면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고, 3월 25일 기장군의회는 ‘혁신형 SMR 신규 원전 건설 후보 부지 유치 동의안’을 가결했다. 이후 기장군은 한수원에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기장군은 SMR 유치가 지역 경제 활성화와 미래 에너지 산업 기반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모듈화된 원자로 현장에서 조립= SMR은 전기출력 300㎿ 이하의 소형 원자로를 뜻한다. 대형원전이 통상 1000㎿ 안팎의 전기를 생산하는 것과 달리 출력 규모를 줄이고, 주요 기기를 모듈화해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설치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기존 대형원전보다 부지 부담이 작고 건설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전력 수요지와 가까운 곳에 설치해 산업단지, 데이터센터, 수소 생산, 지역난방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차세대 전원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기장군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모델은 현재 개발 중인 혁신형 SMR ‘iSMR’이다. iSMR은 1개 모듈의 전기출력이 170㎿인 일체형 가압경수로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0.7GW급 SMR은 170㎿급 모듈 4기를 묶는 방식으로 해석된다. iSMR은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가압기, 원자로 냉각재 펌프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원자로 용기 안에 넣는 일체형 구조를 채택했다. 배관 파손 가능성을 줄이고 계통을 단순화하는 등 냉각재·연료봉 누설사고를 방지하고 안전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내 SMR 개발은 정부와 공기업, 연구기관, 원전 산업계가 함께 추진하는 국가 연구·개발 사업 형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부는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총 3992억 원을 투입해 iSMR 기술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수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전력기술 등이 사업에 참여한다. iSMR 기술개발사업단은 지난 2월 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원전 설계의 종합적인 안전성을 미리 심사받는 표준설계인가를 신청했다. 2028년 말 인가 획득이 목표다.

◇첫 SMR, 누구의 손으로=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현대건설·삼성물산·대우건설 등 원전 시공 경험을 갖춘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가운데 SMR 건설 단계에 가장 가까운 해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인터내셔널과 미시간주 팰리세이즈 원전 부지에 300㎿급 SMR 2기를 짓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삼성물산은 루마니아 SMR 프로젝트 초기 설계에 참여하는 등 사업개발 단계부터 해외 SMR 사업에 관여해 왔다. GE버노바히타치(GVH)와도 글로벌 SMR 사업 협력에 나섰다. 대우건설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의 시공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iSMR과 고온가스로(HTGR) 개발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원자로·증기 발생기 등 원전 핵심 설비를 제작하며 해외 개발사들과 협력해 온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의 핵심 기자재 공급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용어설명

◇ 소형모듈원자로(SMR)= 하나의 용기에 냉각재 펌프를 비롯해 원자로·가압기·증기 발생기 등 주요 설비를 일체화한 300㎿ 이하급의 소형 원자로. 보통 1000㎿급이 많은 중대형 원자로에 비해 크기가 작아 조립이 쉽고 건설 기간 역시 짧다. 필요와 조건에 따라 산업단지·데이터센터·반도체 공장 등 수요처 인근에 구축할 수 있어, 송배전 비용을 줄이고 인공지능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구혁 기자, 정지연 기자
구혁
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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