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 감정평가사

정부가 지난 6월 30일 경기 화성 동탄, 용인 기흥, 구리시를 규제지역으로 신규 편입하는 수요 억제 정책을 발표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아파트 가격 탓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구두 개입과 규제 정책이 없었다면 아파트 가격이 더 폭등했을 것이라고 자평했지만, 서울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 폭이 둔해지는 사이, 상승세는 서울 변두리와 수도권 외곽 일부로 옮겨갔다.

특히, 동탄은 현재까지 11.4%가 올라 가장 뜨거운 지역이 됐다. 문재인 정부 이후 10년 가까이 계속되는 수억, 수십억 원 폭등의 경험칙으로 시장은 투기심리, 불안, 공포 수요로 뒤엉켜 있다.

부동산시장 안정이 어려운 이유는 정부 정책의 이중성에 있다.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 규제 정책을 편다지만, 실상 뒤로는 부양책을 쓴다. 국민 절반 이상이 집주인이므로 집값이 떨어지면 표(票)도 떨어진다. 6·3 지방선거 때 여야 모두 집값을 올려주겠다는 개발 공약을 내놨다. 무주택 청년·서민들도 더 많은 돈을 빌려 돈 되는 아파트를 사고 싶고, 전세대출로 주거비를 줄이고 싶어 한다. 생활비나, 사업자금을 주택담보대출로 마련하기도 한다. 시행사와 금융기관도 가격 하락 시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모두가 집값이 비싸 힘들다면서도 정작 자신의 이해관계 앞에서는 집값을 올리는 정책을 원한다. 정부는 청년·서민·경제성장·주거복지 등의 명분으로 부동산시장에 돈을 퍼붓는다. 뜨거운 커피를 식힌다며 얼음을 넣으면서 옆에서는 다시 끓는 물을 붓는 격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와 터무니없는 집값으로 국가의 미래를 갉아먹고 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를 이번에 바로잡지 않으면, 나라가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시장을 따라다니면서 두더지 잡듯이 수요만 억누르는 정책으로는 안정시킬 수 없다.

수요 억제와 함께 필요한 것은 땅값과 집값을 안정시키며, 부담 가능한 주택을 꾸준히 공급하는 신뢰 기반의 공급 정책이다. 기존 재건축·재개발은 막대한 추가 부담금 때문에 집값·땅값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사업이 불가능하다. 비아파트 시장의 약정매입 임대주택 방식 또한 땅값·집값을 올리고, 투입 재정 대비 효율과 주택 공급 효과가 낮으며, 부정부패 우려도 크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공공성 있게 확보한 택지에 저렴한 주택을 꾸준히 공급하고, 그 주택으로는 시세차익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제도다.

이런 점에서 이 대통령이 기본주택 공약으로 제시했던 토지임대부주택이 시대의 요구에 가장 부합한다. 땅값이 비싼 서울의 경우 건물만 분양하므로 현 시세의 30%로 공급할 수 있다.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토지임대료로 장기 운영하므로 재정 부담을 줄인다. 사용 가치가 반영된 토지임대료를 부담하므로 로또 분양이나 투기가 어렵다. 토지임대료는 공공 인프라가 만든 사용 대가인 만큼 ‘보유세’의 이념과도 통한다.

무주택 청년·서민들에게는 부담 가능한 주택이 꾸준히 공급된다는 신뢰를 주는 한편, 기존 주택 소유자도 누리는 만큼 사용 대가를 부담케 한다는 차원에서 보유세도 점진적으로 정상화해야 한다. 부동산정책은 예측 가능성과 방향성을 잃지 않고 꾸준히 일관되게 가야 한다.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 감정평가사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 감정평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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