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했다. 2일 하루에만 각각 9%와 14%가량 떨어졌고, 3일에도 급등락을 반복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8일 8.2%, 23일 9.99% 하락에 이어 2일에도 7.89% 떨어졌다. 3일 오전 다소 반등했지만, 최근 9000을 넘겼던 코스피는 7000대로 내려앉았다. 거래를 일시 중지시키는 서킷 브레이커가 역사상 11차례 발동됐는데, 올해만 5번 발동될 만큼 증시가 투기판을 방불케 한다. 강제 청산된 빚투(신용융자) 물량도 3조 원에 이른다.

자본시장의 과도한 변동성 자체도 문제이지만, 산업과 직결된 ‘메타발(發) 쇼크’와 ‘호남 반도체’라는 내우외환 악재는 훨씬 심각하다. 메타가 남는 GPU를 빌려주는 클라우드 사업에 진출키로 하면서, 반도체 초호황 서사가 흔들린다. 이는 AI 과잉투자와 반도체 수요 둔화 시그널로 인식돼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마이클 버리가 한국의 800조 원 호남 반도체 투자를 겨냥해 “종말의 시작”이라고 한 것도 충격을 안겼다. 그는 AI 과잉투자가 닷컴 버블 때보다 더 위험한 붕괴를 촉발할 것이라며 공매도 착수를 선언했다.

도입 한 달 남짓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도 증시 변동성을 부채질한다. 2일 SK하이닉스 레버리지는 30%, 삼성전자 레버리지는 19% 폭락했다. 두 상품 거래대금만 12조 원을 넘어 코스닥 전체 대금(8조 원)을 압도했다. 주식 투자 촉진을 위한 금융상품이 투기 수단으로 변질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총이 전체의 50%를 넘을 만큼 쏠림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레버리지 ETF까지 가세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도 문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드러누워서라도 출시를 막았어야 했다”며 사실상 정책 실패를 인정한 바 있다.

한국 증시의 과도한 불안정성도, 점점 커지는 반도체 피크아웃 목소리도 심상치 않다. 레버리지 신상품 출시 제한 등의 조치와 함께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대비에도 나서야 한다. 정부와 기업은 물론 개인 투자자들도 코스피 상승과 메가프로젝트 등에 들뜨지 말고 더 냉철해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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