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긴급체포된 전남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장 박모 경감의 행태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여고생 피살 사건 수사를 맡은 박 경감은 살인범 장윤기의 아버지 장모 경감과 수십 차례 통화하며 증거를 은닉하고, 수사 기밀을 누설해 장 경감이 핵심 증거물인 아들 휴대전화와 리얼돌(사람 형상의 성인용 인형)을 폐기하게 도운 혐의를 받는다. 경찰의 초기 부실 수사 차원을 넘어, 경찰이 적극적으로 사건을 은폐·왜곡하려 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경찰은 법정형 하한이 징역 5년인 단순 살인으로 송치했지만, 검찰 보완수사를 통해 강간 등 살인(무기징역 또는 사형만 가능) 혐의로 기소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민주당의 정치적 근거지에서 절실하게 확인시켜준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더 각별하다. 10월 2일이면 없어지는 검찰청을 대신해 기소와 공소유지만 담당하는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이 없으면 경찰이 사건을 암장하거나 축소해도 진실을 밝혀내기 어렵게 된다. 그 피해는 선량한 국민에게 돌아간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김창민 영화감독 집단폭행 사망 사건 등 유사한 사례가 수두룩하다. 경찰의 단독 수사권의 위험성을 확인시켜주는 사건이 하루가 멀다고 터지는데도, 여권 및 진보 진영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데도 전당대회를 앞둔 여당에서는 보완수사권 폐지 경쟁이 벌어진다. 국민과 법치를 중시한다면,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보완수사권을 폭넓게 인정하거나, 검찰청 폐지를 상당 기간 연기하고 보완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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