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두 번째) 미국 대통령이 6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다양한 인종의 어린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뉴욕증시 개장을 알리는 종처럼 만든 금색 종을 울리며 트럼프 계좌(트럼프 어카운트) 운영 시작을 알렸다. 미국 건국 250주년인 지난 4일 공식 출범한 이후 이틀 만에 600만 개의 트럼프 계좌가 개설됐다. AP연합뉴스
워싱턴 = 민병기 특파원
미국 건국 250주년인 4일(현지시간) 시작된 트럼프 계좌(트럼프 어카운트)가 이틀 만에 600만 개 계좌가 개설되는 등 주목받고 있다. 미국인 신생아에게 1000달러(약 150만 원)를 지원해 복리 효과로 목돈을 손에 쥘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인 트럼프 계좌는 장기 자산 형성의 관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정부가 내놓은 포퓰리즘 성격이 강한 데다 비판도 제기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공공연히 기업 기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계좌 출범 행사에서 뉴욕증시의 개장을 알리는 종처럼 만든 금색 종을 울리면서 트럼프 계좌 운영의 시작을 알린 뒤 “(트럼프 계좌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우리 경제와 함께 성장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번 주에만 미국 어린이들을 위해 8억 달러(약 1조2000억 원) 규모의 새로운 자본이 주식시장에 투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계좌는 부모의 국적이나 결혼 상태와 상관없이 아이가 미국 시민권자인 경우 가입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임기와 대략 일치하는 2025년 1월부터 2028년 12월 사이 태어난 아이에게는 일회성 종자 자금 1000달러를 지급해 S&P500지수와 같은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나 상장주식펀드(ETF)에 투자하도록 설계됐다.
재무부는 출범 이틀 만에 600만 개 이상의 계좌 개설 신청이 접수됐다고 밝히며 가입 신청 가구의 86% 이상이 연 소득 20만 달러 미만 가정이라고 밝혔다. 서민을 위한 정책이라는 취지다.
하지만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가토연구소는 “1000달러의 정부보조금은 수십억 달러의 새로운 재정 비용을 초래한다”며 “향후 의회가 이 보조금을 더 늘릴 수 있도록 하는 상황만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연방 하원의 민주당 관련 상임위에서는 지난 2일 “일부 기부자들이 초당파적 250주년 기념 단체인 아메리카250에 기부하려 했지만 백악관이 주도하는 ‘프리덤250’과 트럼프 계좌 연계 사업으로 유도됐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들의 참여도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이 계좌에 2억5000만 달러를, 델테크놀로지스의 마이클 델 회장 부부는 2500만 명의 어린이에게 각각 250달러씩, 총 62억500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미국 금융 주간지 배런스는 이날 그윈 숏웰 스페이스X 사장이 트럼프 계좌에 약 3억2400만 달러에 달하는 자사 주식 약 200만 주를 기부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아직 동참하지 않은 기업들은 즉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