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 세력과 공모해 14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배우자의 형사사건 무마를 위해 현직 경찰관에게 룸살롱 접대와 금품 등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필라테스 강사 출신 방송인 양정원(37) 씨의 남편이 재판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이정희)는 6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씨 등 6명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이 씨는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다수의 차명 증권계좌를 동원해 코스닥 상장사 듀오백 주식에 통정·가장매매 265회, 고가매수주문 1339회 등 시세조종성 주문을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씨 등이 최소 289억 원 상당을 거래해 14억 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고 이 씨를 총책급으로 기소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 씨가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현직 경찰관에게 양 씨의 형사사건 등을 청탁하며 금품을 건넨 정황을 포착해 뇌물공여 혐의를 추가했다. 이 씨는 해당 경찰관 등에게 두 차례 유흥주점 향응을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양 씨는 자신이 모델로 활동한 필라테스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가맹점주들로부터 사기 및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했다. 점주들은 양 씨가 예상 수익을 과장해 홍보하고 기구 렌털 대금 등을 편취하는 과정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경찰 단계에서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으나, 이후 수사 무마 의혹이 제기되며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씨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경찰관 유착 의혹과 관련해 “술자리를 가진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양 씨의 사건 결과가 나온 이후에 만난 자리이기 때문에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시세조종 혐의에 대해서는 “총책급 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며 “주가 조작에 관한 설명을 들었거나 인지한 바가 없다”고 했다.
차명계좌 동원 혐의에도 “정상적인 주식 인수 과정에서 다른 사람 명의 계좌를 이용하는 정도까지는 알았지만, 시세조종을 위해 차명계좌가 사용된다는 인식이나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이 자본시장법 위반 관련 압수수색 과정에서 나온 자료로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한 만큼 수사 과정도 위법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의 전모는 시세조종 공범 중 한 명이 대검찰청에 ‘자진 신고자 형벌 감면’(리니언시)을 신청하면서 드러났다. 2024년 1월 리니언시 제도 도입 이후 이를 활용해 시세조종 범죄를 수사한 첫 사례다.
이승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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