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 작가 ‘책방오늘’ 마지막날
“낭독회·강좌 등 따뜻한 시간
문 열고 책 진열하고 있는데
퇴근길 손님 들어와 책 읽어
‘이렇게 서점이 되는구나’ 감동
차기작은 많은 것이 불확실해”
“아쉽네요. 영원하지 않아서 아쉽다기보다는 지난 8년 동안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었다는 게 감사하고 기적 같은 일이라서요.”
소설가 한강이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오랜만에 국내 독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 종로구에서 자신이 문을 연 독립서점 ‘책방오늘’의 마지막 영업을 맞아 진행된 낭독회를 위해서다.
7일 오후 한강 작가는 낭독회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낭독회, 독서클럽, 읽기·쓰기 강좌, 공연·전시 등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그때마다 손님들과 따뜻한 시간을 함께할 수 있어 감사했다”고 전했다. 2018년 서울 서초구에서 문을 연 ‘책방오늘’은 경영난으로 2023년 서촌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한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이후엔 서촌에서 가장 핫플레이스가 됐다. 밀려드는 관심에 한 작가는 경영에서 물러나 사내이사로 서점과 인연을 이어왔다.
그간 좀처럼 국내에서 활동이 없던 한 작가가 모습을 드러낼 만큼 그의 서점에 대한 애정은 깊었다. 그는 “책방에 처음 책이 배달됐을 때 에어컨이 없어 문을 열고 책을 진열하고 있었는데, 오후 9시 반 정도에 마을버스에서 내려 퇴근길에 지나가던 분이 들어와 방금 꽂은 책을 읽고 계시더라”며 “‘이렇게 책을 진열해두면 서점이 되는구나, 조용히 책을 읽는구나’ 하고 감동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책방오늘’은 서점이 입점한 건물이 팔리면서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 한 작가는 “세입자들이 전부 7월 안에 나가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됐다”며 “해외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있어 이른 시일 내에 새 공간을 구하기 어려웠다. 일단 좀 멈췄다가 정비를 해서 언젠가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기억에 남는 행사로는 작가가 낭독하면 참가자가 메아리처럼 따라 읽는 ‘메아리 낭독회’를 꼽았다. 한 작가는 “여기(책방)가 목조 지붕이라 비가 오면 빗소리가 많이 들린다. 한번은 낭독회를 하는데 비가 쏟아져서 세상에 우리만 남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서점에서 낭독회를 함께하는 우리의 감각이 참 좋았다”며 “손님이 없었으면 서점을 완성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독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차기작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차기작은 예고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많은 것이 불확실로 남아서요. 언젠가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또 책으로 만나 뵈면 좋을 것 같아요.”
신재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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