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분기에 89조4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엔비디아와 애플을 제치고 빅테크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성과급 충당금 17조 원까지 포함하면 ‘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의 신기원을 열었다. 하지만 화려한 성적표가 무색하게 주가는 7일 6.9% 급락한 데 이어 8일에도 널뛰기를 거듭했다. 외신은 “한국 증시가 오징어 게임이 될 위험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변동성을 키우는 주범의 하나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다. 지렛대효과에다 ‘음의 복리효과’까지 심각해지자 구윤철 경제부총리도 국회에서 “보완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했다.
더 큰 문제는 대내외 경고음이다.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상승장이 마무리되고 있다”며 메모리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을 예상했다. 메타 쇼크와 애플의 가격 인상까지 겹치며 전방 수요가 위축될 우려도 커진다. 지난달 22일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가 처음 보도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본격적으로 하락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시장에서 초대형 투자를 호재가 아니라 기업 자율성 침해와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악재로 받아들인 것이다. 미국 공매도 전문가 마이클 버리의 “800조 원 투자는 끝의 시작”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가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직원 성과급으로 지출하면서 연구개발 및 설비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심상찮다. 밖으로는 중국 CXMT의 추격이 거세다. 치킨게임이 벌어지면 CXMT는 거대한 내수시장과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을 게 분명하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주주는 물론 노조와 정부 눈치까지 살펴야 하는 불리한 입장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어떻게 미래를 헤쳐나갈지 냉철하게 생존전략을 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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