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를 사실상 단독 운영 중인 여당이 형사소송법 개정을 강행하는 절차에 착수함으로써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8일 오후 범여권 강경파 의원들이 발의한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고, 더불어민주당의 형소법 개정 TF가 마련한 개정안도 이번 주 발의될 것이라고 한다. 한병도 원내대표 겸 당 대표 직무대행은 7일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확고부동한 원칙”이라고 밝혔다. 최근 공개된 충격적 사례들만 봐도 범죄자를 편들고 범죄 피해자는 외면하는 행태로 비친다. 드러나지 않은 사례는 더 많을 것이다.

광주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 사건 수사를 맡은 광산경찰서 수사팀장과 장윤기의 부친 장모 경감의 증거인멸, 수사정보 유출, 범죄혐의 축소 등 충격적인 행태는 광주지검의 보완수사가 없었으면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경찰이 3000만 원대 개인사기로 송치한 사건에 대해, 창원지검이 보완수사를 통해 조직적인 400억 원대 금융사기 혐의를 밝혀낸 사실도 7일 알려졌다. 경찰은 검찰의 세 차례 보완수사 요구에도 금융계좌 추적 등 강제수사를 하지 않고 그대로 재송치했다고 한다. 검사의 보완수사가 없었더라면 정작 범죄의 몸통은 처벌을 피하고, 선량한 국민의 피해는 더 커졌을 것이다. 또 다른 장윤기 사건이나 금융사기 사건이 지금도 암장되고 있을 개연성이 크다.

진보 성향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7일 발표한 ‘형소법 개정안 논의에 대한 입장’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회원들 의견이 크게 엇갈려 단일한 입장을 도출하진 않지만, 총론적 방향성을 밝힌다면서 의견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31.3%였고, 부분 존치(45.9%)와 전면 존치(21.1%)가 3분의 2를 넘었다. 민변은 특히 ‘정치적 이해관계나 과거 과오에 대한 논란이 논의 기준이 돼선 안 된다’면서 ‘보완수사권과 전건송치 제도를 둘러싼 쟁점들은 오직 사법정의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데도 8·17 전당대회를 앞둔 여당의 당권 경쟁과 맞물리면서 ‘검찰 폐지 도그마’가 판친다. 집권 책임은 팽개치고 범죄자와 한편이 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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