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경찰청장 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이던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대응을 위해 일정을 단축하고 조기 귀국하기로 했다. 현직 경찰관인 피의자 부친과 수사팀 간 유착 의혹이 확산하면서 경찰 수뇌부가 직접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경찰청은 8일 언론 공지를 통해 “유 대행은 당초 5일부터 11일까지 일정을 수행할 예정이었으나,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우려를 고려해 남은 출장 일정을 취소하고 오는 10일 오전 조기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기 귀국 결정은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의 피의자 장윤기의 부친인 광주 지역 현직 경찰관 장 모 경감과 사건을 담당했던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 사이의 유착 의혹이 잇따라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사건 초기 증거물 관리 부실과 증거 인멸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경찰 수사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경찰 안팎에서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경찰 수사 역량과 책임성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편 광주광산서 살인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팀은 이날 오후 장 경감을 광주경찰청 외부 장소로 불러 사건 당시 정황과 증거물 처리 과정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장 경감을 상대로 여성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인 리얼돌을 폐기하게 된 경위와 사건 직후 광산경찰서 수사팀과 여러 차례 통화한 이유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장윤기가 범행 전후 이용했던 SUV 차량 조수석에서 발견됐다가 사라진 케이블타이를 장 경감이 가져가게 된 배경과 당시 상황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은 해당 케이블타이가 길이 약 50㎝의 공업용 제품인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사건 직후 차량 압수수색 과정에서 케이블타이가 증거물로 확보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피의자에게 적용된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입증할 핵심 단서가 사라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윤기는 전날 처음으로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했다. 장윤기가 경찰 수사 단계부터 기소 이후까지 반성문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반성문 제출 시점이 경찰 수사팀의 증거 인멸 의혹과 부친 및 현직 경찰관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한 시점과 맞물리면서 그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장윤기 아버지를 포함해 추가 입건자가 있는지는 수사 중인 사항이라 공개할 수 없다”며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김무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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