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홍명보 감독과 손흥민이 참석해 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홍명보 감독과 손흥민이 참석해 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충격 탈락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둘러싸고,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홍명보 감독과 주장 손흥민 사이의 갈등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월드컵 현장에서 대표팀을 밀착 취재한 일본 기자가 목격한 내부 균열의 실상이 보도되면서다.

지난 6일 일본 매체 넘버웹이 작성한 3부작 심층 기사에는 라커룸에서 벌어진 홍명보 감독과 주장 손흥민의 충돌 정황부터 미디어와의 갈등, 전술적 딜레마 등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보도에 따르면 대회 초반부터 대표팀은 언론과의 갈등으로 인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발단은 체코전 전날이었다. 한 기자의 입을 통해 손흥민의 병역 특례를 비하하는 야유 음성이 확산되면서 손흥민이 화가 났고 이후 그는 한국 언론의 취재를 전면 거부했다.

특히 이같은 취재 거부가 선수단 전체로 번지면서 팀 내부에 미묘한 균열이 생겼다고 한다. 손흥민과 이재성 등 베테랑 선수들은 취재 거부 기조를 이어갔으나 미디어와의 단절이 팀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중견·신진 선수들 사이에 온도 차가 있었다. 매체는 “일부 선수들 사이에서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이는 팀에 명백히 불필요한 잡음이었다”고 전했다.

보도에는 홍 감독과 손흥민 사이에 라커룸 충돌설도 담겼다. 매체는 “조별리그 탈락으로 북중미 대회를 마친 뒤엔 (멕시코전 직후) 라커룸에서 홍 감독과 손흥민 사이 신경전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면서 “한국 사격 영웅 출신인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익명의 제보를 토대로 공개한 내용을 인용하면 ‘홍 감독이 경기 후 선수들에게 (전술적인) 얘길 건네던 손흥민을 제지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손흥민이 선수들을 모아 멕시코전 내용에 관한 대화를 나누던 중 홍 감독이 “왜 네가 이야기하느냐. 그건 내가 할 일이다. 이제 그만 나가자”는 취지로 말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넘버웹은 “당사자의 사실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 대화만으로 감독과 주장 사이 갈등이나 내분이 있었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감독은 팀의 질서를 지키려 했고 주장은 선수단 분위기를 대변하려 했다. 서로의 책임감이 같은 방향을 향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분석했다.

넘버웹은 아울러 경기장 안에서도 손흥민 활용법을 놓고 홍 감독이 적잖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34세 손흥민은 과거 프리미어리그를 휩쓸었던 압도적 스프린트 능력과 폭발적인 스피드에 명백한 그늘이 드리우기 시작한 상태였다. 체코전과 멕시코전에서도 수비진 사이에서 완전히 고립됐고, 교체 아웃이 너무 빠르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면서 홍 감독이 고뇌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전했다.

손흥민은 체코전에서 후반 24분, 멕시코전에선 후반 12분 교체됐다. 두 경기 모두 오현규가 대신 투입됐다.

매체는 이어 “비기기만 해도 조별리그 통과가 확정되는 남아공전에서 홍 감독은 절대적 에이스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하는 대단히 큰 도박을 감행했다. 전술적 선택이라고 적어도 감독은 그렇게 믿고 있었지만, 결과는 잔혹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한국의 탈락은 비단 홍 감독의 용병술 실패만으로 다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디어와의 대립, 스타 선수를 향한 과도한 의존, 세대 간의 거리감, 감독 선임 프로세스를 둘러싼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불신까지. 그동안 누적돼 온 수많은 문제점이 월드컵이라는 극한의 무대에서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고 해석했다.

임정환 기자
임정환

임정환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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