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지컬 AI 혁명’ 현장을 가다 - 신세계 I&C
카메라로 5000여종 상품 파악
바코드없이 외관으로 자동계산
정확도 99.9%·대기시간 9배↓
年 수십억 규모 비용절감 효과
별도 서버 없어 보안걱정 덜어
재고관리·발주 전반 확대 계획
지난 8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안의 식당. 이곳에는 바코드 스캔 없이 자동으로 상품이 인식되는 신세계아이앤씨(신세계I&C)의 ‘인공지능(AI) 계산대’가 설치돼 있다. 이용객들이 매대에 있는 과일과 빵 등 상품들을 골라 계산대 위 바구니 안에 펼쳐 놓으면 AI 셀프 계산대가 단 0.4초 만에 상품을 인식했다. 참깨 베이글과 일반 베이글처럼 겉모습이 비슷한 상품도 표면의 작은 참깨 유무를 구분해 서로 다른 상품으로 파악했다. 이 기기의 가장 큰 특징은 바코드를 붙이지 않은 상품도 외관을 보고 어떤 것인지 판단해 자동으로 계산한다는 점이다. 바코드 스캔 없이 여러 상품을 한 번에 인식하는 ‘스파로스 스캔프리’ 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지난달 아시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6’에서 스파로스 스캔프리는 물론 셀프 계산대 이용 중 스캔 누락을 감지하는 ‘스파로스 스캔케어’ 기술을 선보였다고 9일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오프라인 유통 매장을 피지컬 AI를 적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현장으로 보고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인건비가 많이 쓰이는 대형마트 중심으로 셀프 계산대 도입이 확산됐지만 바코드를 일일이 찍어야 하는 불편과 상품 인식 오류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AI가 상품을 스스로 인식하고 계산까지 돕는 기술로 이런 한계를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 매장에선 상품·소비자 행동·결제 상황이 동시에 발생하므로 AI가 실시간으로 보고, 판단 및 안내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 도입한 스파로스 스캔프리는 기술이 개선되면서 상품 인식 정확도가 99.5%에서 99.9%로 높아졌다. 스캔프리는 겉모습만으로 공산품부터 과일·채소, 빵 등 5000여 종의 상품을 인식할 수 있다. 계산대 위에 상품들이 서로 겹쳐진 채 놓여 있어도 겹친 부분이 전체 면적의 30% 이하면 무리 없이 상품을 인식한다. 회사는 이를 통해 소비자가 대기하는 시간을 최대 9배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스캔프리는 경량언어모델(SLM)이 적용돼 소비자에게 제품을 추천하거나 매장 이용 방법을 안내하는 등 간단한 대화도 가능하다. 박명희 신세계아이앤씨 과장은 “근처에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 또는 어떤 제품이 할인 행사 중인지 등을 계산대에서 묻고 바로 답변받을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기술인 스파로스 스캔케어는 셀프 계산대 이용 영상을 분석해 상품이 정상적으로 스캔됐는지 판단한다. 포스(POS)기가 상품을 누락하고 스캔하지 못하면 이용객에게 다시 스캔하도록 안내하는 기능이다. 박 과장은 “이용객이 셀프 계산대를 이용하면서 포스기로 ‘삑’ 찍어서 스캔을 했는데 제품값이 입력이 안 되거나 오류가 생기는 경우도 있고, 스캔한 것으로 착각하고 일부 상품 결제를 빠뜨리는 경우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문제가 생겼음을 기기가 인식하고 이용객에게 다시 스캔해달라고 알려주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제품을 잘못 인식하면 직원이 개입해서 문제된 상품을 직접 POS기로 스캔해 왔으나, 이 기술을 통해 직원 개입 없이 이용객이 스스로 잘못 스캔된 제품을 확인하고 재결제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해당 기술은 신세계 이마트 일부 매장에 도입돼 있다. 회사는 실제 이 기술을 도입한 후 연간 최대 수십억 원대 비용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 기존 방식에 비해 직원 호출 빈도도 5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두 기술은 인텔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온디바이스 AI 방식으로 개발됐다. 별도 서버나 외장 그래픽처리장치(GPU) 없이 기기 내부에서 이미지·영상 데이터를 처리해 도입 비용과 운영 부담을 낮추고, 데이터 보안성도 강화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향후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결합해 이용객 응대, 매출·재고 관리, 발주 지원까지 아우르는 AI 매장 운영 기술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단순 자동화를 넘어 오프라인 매장을 이해하고 운영을 지원하는 피지컬 AI 기반 유통 환경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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