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내린 나토 정상회의

 

이란戰 두고 분열 조짐 격화에

유럽, 75조원 방산조달 달래기

트럼프 “함께 남기를 원한다”

비공개 회의장서 유화 제스처

회견장 떠나는 트럼프

회견장 떠나는 트럼프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기자회견장을 떠나며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의 첨예한 갈등 속에 열렸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화기애애하게 마무리됐다. 이란 전쟁 지원 미흡을 이유로 동맹국들을 향해 “매우 화가 났다”고 공개 비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의 폐막 후에는 “사랑과 단합이 가득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유럽 국가들이 국방비 증액과 대규모 방산 조달 계획을 약속하면서 ‘트럼프 달래기’에 성공, 나토의 집단방위 원칙을 재확인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를 냈다. 미국·이란 전쟁과 관련해서도 나토는 미국 입장을 지지했다. 이란이 절대로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동의하고,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자유를 온전히 존중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이 ‘앙카라 정상회의 선언’에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를 마친 뒤 “이번 정상회의는 엄청나게 성공적이었다”며 “회의실 안에는 사랑과 단합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유럽 주둔 미군 전원 철수 가능성과 그린란드 미국 병합 필요성 등을 거론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유럽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데 집중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만족감을 표하면서 대서양 양안 파열음은 일단 잦아들었다.

연일 나토를 향해 공격적 발언을 쏟아내던 트럼프 대통령은 비공개 회의장 안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는 정상들에게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남기를 원한다”며 미국의 나토 잔류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이 나토의 국방비 증액 요구에 미온적인 데다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 왔다. 정상회의 직전에도 스페인을 콕 집어 “끔찍한 파트너”라고 비난하고 무역 단절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하지만 비공개 회의에서는 훨씬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고 스페인이나 그린란드 문제도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나토 동맹들이 자체적인 방위 책임 강화를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호응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나토 정상들은 정상회의 선언을 통해 500억 달러(약 75조4000억 원) 규모의 신규 방산 조달 계획과 공동 생산능력 확대, 방산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선언문에는 “유럽 동맹국들과 캐나다는 미국과 협력해 동맹 방어에 대한 더 큰 책임을 맡고 있다”는 문구도 담겼다. 지난해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국방비 증액 계획 이행 방침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생산 허가 의사를 밝히며 나토 동맹국들의 우크라이나 지원 기조에 보조를 맞췄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가족도 때로는 진지한 대화를 하고 때로는 다투기도 하지만 결국 더 강해진다”고 말했다.

성윤정 기자
성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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