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가 에탄올 혼합 휘발유(E20) 사용을 사실상 의무화한 가운데 운전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차주들은 연비 저하와 차량 손상 가능성을 우려하며 기존 휘발유(E10)와 E20 가운데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는 E20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처음 열렸다. 참가자들은 정부가 특정 연료 사용을 강제하고 있다며 E10 판매를 계속 허용하라고 요구했다.
논란은 최근 정부 측 법률대리인이 법원에서 E20 도입 과정을 두고 “실험”이라고 언급했다가 이를 철회하면서 더욱 확산했다. 야권도 가세했다. 아르빈드 케지리왈 전 델리 주총리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인도 자동차 업체 마루티 스즈키와 도요타 차량 설명서를 근거로 상당수 기존 차량은 E10 사용을 기준으로 제작됐다며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사람들의 요구사항은 단 하나로, (연료) 선택권을 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두 업체에 공식 입장을 요구하는 서한도 공개했다. SNS에서도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자동차 업체들이 E20 사용 가능 여부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인도 정부는 이러한 우려가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E20가 엔진 손상이나 안전 문제를 일으킨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자동차 업계 역시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하지만 기업가이자 야권 성향 인사인 테센 푸나왈라는 정부에 공개 토론을 제안하며 E20 사용으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차주들을 직접 데려오겠다고 맞섰다.
인도는 지난해 E20를 사실상 표준 휘발유로 전환했다. 원래 2030년까지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목표 시점을 5년 앞당겼다. 2023년부터 E20 대응 차량이 출시됐으며 정부 방침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전국 9만여 개 주유소에서는 E20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정부는 원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에탄올 원료인 사탕수수 재배 농가의 소득을 늘리는 한편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정책을 추진해왔다. 특히 올해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E20 확대 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의무화가 본격화되자 연비가 떨어지고 엔진 부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소비자 반발도 함께 커지고 있다.
성윤정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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