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9일 체포방해 등의 혐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7년을 확정하면서 ‘현직 대통령이라도 수사는 할 수 있다’는 중요한 법적 기준도 제시했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죄 또는 외환죄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했지만 ‘소추(訴追)’의 의미에 재판과 수사가 포함되느냐를 놓고 법적 논쟁이 벌어졌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법원은 재판도 소추 범위에 포함된다는 취지를 표명하면서 재판을 줄줄이 연기했지만, 이번엔 고소·고발 등에 대한 수사는 가능하다는 첫 판단을 내놓은 것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줄곧 헌법 제84조를 근거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다고 위법성을 주장해 왔다. 공수처의 수사와 체포영장 집행이 위법하기에 대통령 경호처가 이를 저지한 행위는 범죄가 될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재판부는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은 재직 중 형사소추가 금지될 뿐, 기본적인 수사 절차까지 막는 것은 아니다”며 “공수처가 고발된 직권남용의 관련 범죄로 내란죄를 수사했기에 적법하다”고 했다. 실제 지난 2016년 11월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를 벌일 때 법조계에선 “현직 대통령도 수사는 할 수 있지만 기소는 할 수 없다”는 해석과 “기소를 전제로 하는 수사 자체도 할 수 없다”는 주장이 충돌한 바 있다. 결국 박 전 대통령 탄핵 뒤 수사가 본격화 됐다. 대법원은 대통령실 압수수색의 걸림돌이 됐던 ‘청와대 등의 책임자가 승낙하지 않으면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형사소송법 제110조)는 규정도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할 우려에 관한 구체적·객관적 사유를 제시하지 않으면 압수수색 거부는 적법하지 않다”고 봤다.

이번 대법원 판단은 법리와 상식에 부합한다. 실제로 다수 헌법학자들은 불소추 특권은 불기소 특권일 뿐 불수사 특권은 아니라고 규정해왔다. 임기 동안 수사를 못 한다면 증거인멸, 기억 소실, 공소시효 문제 등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받는 8개 사건 5개 재판은 이미 각 재판부가 연기해 놓은 상황이지만, 새로운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수사할 수 있고 압수수색도 가능하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공소취소 문제에 이어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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