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9일 발의한 데 이어 8·17 전당대회 전에 처리하겠다고 한다.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이라는 생생한 사례도 묵살한다. 개정안은, 공소청 검사의 요구를 받은 사법경찰관은 1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완료하도록 하고,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직무배제·교체·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요구권을 보완했다. 그러나 실효성이 의문이다. 보완수사 요구에 형식적으로만 응하고 처음 수사와 큰 차이 없는 결과를 보내면 대책이 없다. 특히 장윤기 사건처럼 경찰이 작정하고 증거를 감추면 검사가 기록만 보고 알 수도 없다.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면 금방 밝혀낼 것을 1개월까지 끌면서도 진실 규명 가능성이 작은 어려운 길로 굳이 돌아가야 하는 어리석은 방법을 고집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수사·기소권 분리가 원칙이라는데, 근거 없는 도그마이다. 형사사법 선진국 중에 검사의 수사권과 수사지휘권을 이런 식으로 없애버린 나라는 없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야당 인사를 만나 보완수사권 폐지에 우려를 표명해 달라고 했다. 여당 의원들과의 만찬에서도 “대안 없이 폐지하면 힘없는 서민이 경찰의 부실수사로 피해를 입게 되는데, 민주당에 부담 또는 피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정 장관은 이런 우려 표명에 그칠 게 아니라, 유사시 이재명 대통령에게 법률안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의사도 밝혀야 한다.
또 다른 문제는, 여당 당권 경쟁 때문에 법 개정 논의가 오염되거나 비정상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민변·경실련 등의 단체는 물론이고 여당 내에서도 폐지에 부정적인 여론이 일고 있다. 이제라도 전당대회 이후로 연기하고, 선명성 경쟁의 영향에서 벗어나 냉철히 논의하는 게 옳다. 10월 2일로 예정된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 공소청 개청도 너무 촉박한 만큼, 정부조직법을 재개정해 시행을 1년 정도 늦추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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