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전국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3억 원으로 묶으면서 은행권 전반으로 대출 조이기가 확산될지 관심이 쏠린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10일부터 수도권과 규제지역뿐 아니라 전국에서 주택구입자금 목적의 주담대 한도를 최대 3억 원으로 제한한다. 이미 대출 서류를 접수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수도권·규제지역의 25억 원 초과 주택은 기존대로 2억 원 한도가 유지된다. 디딤돌대출 등 기금대출도 제한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 규제보다 한층 강화된 조치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에서는 15억 원 이하 주택 구입 시 최대 6억 원, 15억 원 초과∼25억 원 이하는 4억 원, 25억 원 초과는 2억 원까지 주담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은행에서는 지역과 무관하게 최대 3억 원까지만 가능해진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수도권·규제지역에서 15억 원 이하 주택을 사려는 실수요자다. 기존 6억 원이던 한도가 절반으로 줄면서 자금 조달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잔금 일정을 앞둔 차주들의 문의와 다른 은행 확산을 걱정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도 일반 주담대는 동일하게 한도가 축소돼 실수요자까지 막는다는 불만이 나온다.
배경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 압박이 있다.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1.5%로 제시한 가운데, 5대 시중은행은 이보다 낮은 수준을 설정하고 증가세를 억제해 왔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만 5대 은행 가계대출이 7조2826억 원(0.91%) 늘어 하반기 부담이 커졌다. 5대 은행 중 가장 낮은 증가율 목표치를 받은 국민은행이 선제적으로 나서면서 다른 은행들의 추가 조치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은행권 대출 조이기는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전날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신규 대출 접수를 이달 말까지 중단했고, 오는 10일부터는 모기지보험 가입도 일시 중단한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NH농협은행도 모기지보험 가입을 제한한 상태다. 모기지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소액임차보증금(방공제)을 뺀 금액만 대출받을 수 있어 실질 한도가 줄어든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이동하면 해당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면서 “총량 관리 부담이 커지면 결국 추가 규제에 나서는 은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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