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관론’과 달리 SK하이닉스 ADR, 첫날 공모가 대비 13.08% 급등
외신들 “역사적 데뷔” 등으로 낙관적 평가
모건스탠리 등의 비관적 시각은 여전히 존재… 경기순환성·중국 후발주자 참전 등 변수
SK하이닉스가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통해 뉴욕 증시 성공적으로 입성함에 따라 최근 제기된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둘러싼 비관론이 주춤하는 모습이다. 지난 주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 코스피도 이번 SK하이닉스 ADR의 성공적 미국 진출에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지금까지의 비관론은 신중론에 가깝고, 그 지속 여부는 앞으로 다가올 여러 변수들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11일 주요 외신들은 SK하이닉스 ADR의 성공적인 나스닥 입성을 ‘화려한 데뷔’ ‘역사적인 데뷔’ 등의 표현으로 보도했다. 공모가가 149달러였던 SK하이닉스 ADR은 첫 거래일에 13.08% 오른 168.49달러에 마감했다. 이에 외신들은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입성을 성공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SK하이닉스의) 역사적인 데뷔는 AI 붐이 수십년간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지배해 온 ‘호황-불황’ 주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시장의 베팅”이라고 전하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메모리 산업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경기순환형 산업이 아니다”라고 진단한 점을 주요하게 다뤘다. 월스트리트저널도 ‘한국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의 역사적인 미 데뷔가 증시를 흔들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SK하이닉스의 역사적인 미 거래 데뷔는 AI 투자심리를 되살리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은 ‘SK하이닉스, AI 열풍 속 미국 시장 성공적 데뷔’란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반도체주 상승세가 다소 주춤했음에도 투자 열기가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전했다.
이처럼 월가가 SK하이닉스의 뉴욕증시 입성에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지만 지난주까지만해도 시장은 D램 반도체 산업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한국의 코스피를 이끄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데다, 일부 글로벌 투자기관들의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비관적 의견을 본격적으로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모건스탠리는 지난 6일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업종이 ‘정점 변화율(peak rate of change)’에 근접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근거는 D램 가격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1분기 고점에서 둔화되고 있고, 재고 개선 속도가 평탄해지고 있으며, D램 업종의 실적 상향 조정 폭이 약 89%로 역사적 최고 수준에 달해 추가 상향 여지가 거의 없다는 점들이었다. 특히, 반도체 종목의 주가가 현재 실적보다 미래의 ‘변화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지금의 견조한 D램 가격을 호황의 ‘지속’이 아니라 ‘마지막 불꽃(last spark)’이자 정점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지난주 하이퍼스케일러(수십만 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하며 전 세계에 거대한 클라우드 인프라와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대형 기술 기업)의 AI capex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메타의 인프라 지출 관련 논란 등)도 반도체 슈퍼사이클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었다. 이로 인해 지난 주 삼성전자는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메모리주가 5거래일 연속 하락하기도 했다. 공급 측면에서도 중국의 CXMT 등 후발주자의 레거시 D램 증설과 2028년 전후 신규 캐파 부담 등이 낙관론을 공격하는 변수로 꼽힌다.
하지만 이같은 의견들은 비관적 전망이라기보다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신중론’에 가깝고, SK하이닉스의 성공적 나스닥 입성은 현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임을 방증하는 것이란 게 대체적 시각이다. 투자회사 AJ벨의 댄 코츠워스 투자 책임자는 “미국의 수요가 일부 시장의 예상보다 강했다”며 “이는 메모리 반도체 상승세가 정점에 달한 것이 아니라 숨 고르기 국면이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박정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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