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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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을 잃은 슬픔은 곧장 서슬 퍼런 칼날로 변했다. 개전 초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뒤를 이은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부친과 전쟁 희생자들을 위한 처절한 응징을 선언했다. 그는 이번 복수를 단순한 감정적 대응이 아닌 ‘국민의 요구’이자 ‘반드시 실행돼야 할 신성한 임무’로 규정하며 중동 정세에 거대한 폭풍을 예고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11일(현지시간) 서면 메시지를 통해 “흉악하고 수치스러운 살인자들로부터 순교자들의 순결한 피에 대한 복수를 다짐한다”며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특히 그는 범죄자들이 침대에서 편안하게 임종을 맞이할 것이라는 헛된 소망을 버려야 할 것이라며, 복수의 실행 여부는 자신을 포함한 고위 관리들의 생존 여부와 무관하게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는 지도부의 유불리를 떠나 하메네이 가문과 이란 체제의 존망을 건 끝장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주목할 점은 그가 사망한 부친을 이슬람 시아파의 성자인 ‘3대 이맘 후세인’에 비유했다는 점이다. 후세인은 수니파 왕조에 맞서 싸우다 비극적으로 순교한 상징적 인물이다. 모즈타바는 “후세인의 정신이 이란 국민을 부흥시키고 호메이니와 하메네이의 가르침에 새로운 차원을 부여했다”고 강조하며, 부친의 죽음을 종교적 숭고함으로 승화시켜 내부 결속을 다지는 고도의 통치 술책을 보였다.

하지만 정작 메시지를 낸 모즈타바 본인의 행방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지난 2월 공습 당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그는 최고지도자 승계 이후 단 한 번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엿새간 치러진 부친의 장례식조차 불참할 만큼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보이지 않는 지도자’가 내뱉은 서늘한 복수의 메시지가 실제 전면전의 도화선이 될지, 아니면 위기 상황 속 체제 유지를 위한 수사적 위협에 그칠지 전 세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승주 기자
이승주

이승주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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