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광주경찰청에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팀이 압수수색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특별수사팀은 장윤기 사건을 둘러싸고 제기된 유착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광주경찰청에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팀이 압수수색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특별수사팀은 장윤기 사건을 둘러싸고 제기된 유착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권한만 커지고 자정 능력은 제자리

“현실적인 통제 수단·시스템 필요”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로 경찰 수사 권한이 대폭 확대되지만 조직 내부 비위는 오히려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른바 권한 증대로 ‘공룡 경찰’이 되는 와중에 비위를 견제할 현실적인 통제 수단·시스템, 자정 능력에 대한 요구가 크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2020년 연간 426건이었던 경찰관 징계 건수는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늘어나 2024년부터 연간 500건대로 뛰었다. 올해도 6월까지만 300건에 달해 이 추세대로면 연간 600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경찰관 징계 사유 1위는 음주운전 등 규율 위반(235건), 2위는 성 비위 등 품위손상(218건)이었다. 특히 수사 청탁 대가로 돈을 받는 등의 금품수수도 27건을 기록했다. 금품수수 징계는 2020년 이후 매년 20건 이상으로 꺾이지 않고 있다. 올해도 벌써 6건이 적발됐다.

가장 무거운 징계인 파면·해임은 2021년 59건에서 지난해 100건으로 급증했다. 5년 새 사실상 두 배로 불어난 것이다.

현직 경찰관이 브로커에게 수사 첩보를 넘긴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르는 일도 비일비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류지미 판사는 지난달 16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구로경찰서 소속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특정 피의자의 구속영장 신청 관련 수사보고서 사본을 전직 경찰관이자 브로커인 B씨에게 넘긴 혐의를 받는다.

류 판사는 “A 씨가 누설한 보고서는 고도의 보안성이 요구되는 문서로, 유출될 경우 수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A 씨는 경찰공무원으로서 비밀유지의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고 질타했다.

지난 2월에도 사업가로부터 편의 청탁과 함께 7억 원대 금품을 받은 현직 경찰 간부가 징역 10년, 벌금 16억 원을 선고받았다. 최근 강남경찰서에서는 방송인 양정원씨 관련 사기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수사·형사과장(경정) 라인이 전원 교체되기도 했다.

포토라인 선 ‘여고생 흉기 살인’ 장윤기. 연합뉴스
포토라인 선 ‘여고생 흉기 살인’ 장윤기. 연합뉴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 수사 비위 의혹도 갈수록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장의 아버지가 현직 중간 간부급 경찰관이라는 배경과 담당 수사팀의 증거인멸 및 수사기밀 유출 등 의혹이 검찰 보완 수사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장의 체포 후 송치까지 과정에서 각종 ‘봐주기 수사’ 의혹을 조사 중인 광주지검도 광산경찰서장과 형사과장을 입건하는 등 이번 파문과 관련한 수사는 검찰과 경찰이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경찰 권한 확대와 내부 통제 부실이 맞물릴 경우 비위가 더 커질 수 있어 수사권 확대로 더 큰 유혹 앞에 놓일 경찰을 통제할 현실적인 수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세원 기자
전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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