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만에 점유율 30%로 상승
1~6월 판매 192% 늘어 5만대
모델Y ‘SUV 라인’ 인기 영향
이달 일부 차종 최대 700만원↑
국내 기부금도 없어 비판 확산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올해 상반기 국내 수입 승용차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 상륙한 지 10년 만에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린 상황에서 신차 효과로 하반기에도 테슬라가 시장 장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시행에 발맞춰 주력 차량의 가격을 기습 인상하면서 테슬라가 보조금 혜택을 가격 인상의 도구로 활용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1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신규 등록된 수입 승용차는 18만4032대였다. 이 중 테슬라는 5만6139대로 전체 시장의 30.5%를 차지하며 상반기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이어 독일 BMW는 3만9150대(21.3%)로 2위, 메르세데스 벤츠는 2만9776대(16.2%)로 3위를 기록했다. 중국 비야디(BYD)는 1만1675대(6.3%)로 4위였다. 테슬라는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1만9212대를 팔며 BMW(3만5130대)와 벤츠(3만11대)에 이어 3위에 불과했지만, 판매량이 1년 새 192.2%나 뛰어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테슬라는 최근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모델Y’의 다양한 세부 모델을 국내에 속속 들여오고 있다. 최근까지는 테슬라의 SUV인 4999만 원짜리 ‘모델Y 프리미엄’이 주력이었다. 모델Y 프리미엄은 현대자동차의 ‘투싼’과 ‘싼타페’, 기아의 ‘스포티지’와 ‘쏘렌토’ 등 3000만∼4000만 원 안팎 중형급 국산 SUV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누적 판매량으로 비교하면 테슬라의 기세는 더 무섭다. 테슬라 모델Y가 4만3359대, 국내 판매 1위인 쏘렌토가 5만5426대 판매되며 그 누적 격차가 1만2000여 대에 그쳤다.
테슬라의 판매량이 최근 급증한 것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기차가 크게 인기를 끌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신형인 ‘모델Y L’이 가세하면서 기아의 ‘카니발’이나 현대차의 ‘팰리세이드’ 등 6인승 이상 차량이 있는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4월 전기 SUV인 모델Y L을 한국 시장에 내놨다. 기존의 5인승 차량인 모델Y에 3열을 얹은 6인승 모델이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543㎞에 달한다. 모델Y L은 출시된 지 2개월 만인 지난달 5155대나 팔렸다.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6947대를 기록했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들여오는 모델Y L은 전기차 보조금을 제외하면, 가격이 7299만 원이다. 경쟁 제품으로 꼽히는 카니발은 가장 인기가 있는 하이브리드 제품을 기준으로 7인승이 4776만 원, 9인승은 4091만 원에서 각각 시작한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역시 7인승 가격이 5040만 원부터다. 국산과 직접 비교하면 가격대가 차이가 있지만, 비슷한 크기의 수입차인 BMW나 벤츠 제품 등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진다는 반응이 많다.
테슬라는 지난 2015년 11월 국내 법인을 설립하며 본격 진출한 뒤 2017년 3월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에 국내 첫 전시장 문을 열며 전국에 공식 매장, 서비스센터 등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 기술로 전기차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한국 시장에서 광범위한 ‘팬덤’을 확보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해 왔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의 독주가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테슬라코리아는 정부의 하반기 전기차 보조금 시행 첫날인 지난 1일 주력 차종인 ‘모델Y’와 ‘모델3’의 일부 트림의 가격을 300만∼700만 원가량 올려 빈축을 사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당초 취지인 소비자 부담 경감에 활용되지 않고 테슬라의 가격 인상을 뒷받침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가격 올린 차는 보조금 대상에서 빼야 한다” “국민 세금을 걷어 미국 기업 배만 불려주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3조3065억 원을 기록하며 국내 진출 이후 처음으로 3조 원 시대를 열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94.9% 늘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495억 원으로, 1년 새 91.1% 증가했다. 반면, 국내 산업 기여도는 사실상 ‘제로(0)’인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코리아 감사보고서가 공개된 2020년 회계연도부터 지난해까지 재무제표상 기부금 항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른 수입차 브랜드가 매년 기부 활동을 통해 사업 수익 일부를 기부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는 것과 비교하면, 국내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 전기차 인프라 확충 등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투자에는 다소 인색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테슬라 효과’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테슬라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지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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