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지표 중심 심사서 전환
기업당 15억원씩 지원 예정
“기술·미래가치 평가 의미 커”
재무지표나 담보 대신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무기로 국책은행 문턱을 넘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이 등장했다.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투자·대출 규제를 풀고 금융 지원 체계를 전면 개편하면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은 우주 AI 전문 기업 ‘텔레픽스’와 모빌리티 AI 반도체 기업 ‘보스반도체’를 기술력 기반 특별신용대출 대상으로 최근 선정했다. 두 기업은 기술력 및 수출·성장 경쟁력 심사를 통과해 각각 15억 원의 대출을 받게 된다.
그동안 벤처·스타트업들은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매출이나 자산 등 재무지표에 발목이 잡혀 은행권 대출을 받기 어려웠다. 투자를 유치할 때마다 지분이 희석돼 경영권 유지가 어려운 점도 난제였다.
이에 수은은 지난 3월부터 ‘기술선도 벤처·스타트업 대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기술신용평가(TCB) 기관의 평가를 활용해 심사 패러다임을 기술력 중심으로 개편했다. 투자 부문의 규제도 완화했다. 지난달 24일 ‘수출입은행법 및 시행령’ 개정에 따라 수은의 간접투자 대상을 벤처투자조합과 신기술투자조합까지 확대했다. 집합투자기구별 25% 이내로 제한되던 투자 한도 규정은 삭제했다.
이러한 제도 개선의 첫 수혜를 입은 텔레픽스의 핵심 컴퓨팅 시스템인 ‘테트라플렉스’는 나사(미 항공우주국) 보고서에 우주 환경 실시간 데이터 처리 기술로 소개될 만큼 세계적인 역량을 인정받았다. 텔레픽스 관계자는 “단순한 자금 확보를 넘어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정책금융기관으로부터 공식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텔레픽스는 이번 자금을 차세대 AI 위성 기술 고도화와 해외 마케팅, 재무 건전성 제고에 투자할 계획이다.
보스반도체는 차량용 자율주행 및 인포테인먼트 분야의 AI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는 혁신 기업이다. 고성능·저전력 기반의 첨단 반도체 설계 역량을 앞세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보스반도체 대표 역시 “반도체 산업은 개발 기간이 길고 초기 투자 규모가 막대해 늘 자금 확보가 관건”이라며 “기술력과 미래 가치를 중심에 둔 이번 지원은 연구·개발을 안정적으로 이어 갈 수 있는 중요한 마중물이 됐다”고 말했다. 수은 관계자는 “올 하반기 1000억 원의 벤처펀드 출자를 승인하고, 향후 5년간 2조 원 규모의 투자를 이어 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윤희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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