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보완수사권마저 사라지면 ‘가장 큰 피해자는 여성이 될 것’이라는 분노가 여성계를 중심으로 분출하기 시작했다. 최근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이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일반 살인’에서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로 바뀌고, 그 과정에서 경찰의 은폐·조작 시도가 있었음이 드러난 것이 결정타가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보완수사요구권으로 대체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 발의하고, 8·17 전당대회 전에 국회 처리를 끝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장애여성공감,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노동자회,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등은 ‘형사소송법 개정, 피해자에게 개악이면 안 된다’는 13일 국회 기자회견 등을 통해 여성계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다루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김남희·김동아 민주당 의원과 손솔 진보당 의원이 주선했다고 한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경찰이 단독 수사권을 행사하면 사회적 약자인 여성·장애인 등의 범죄에 대한 처벌과 피해 회복이 더 힘들어진다는 등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미 여성의전화, 여성정치네트워크 등은 개별적으로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다.

여성과 장애인들의 이런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민주당은 민주·진보를 대변하는 정당일 수 없다. 그나마 홍기원 의원 등이 보완수사권 존치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고, 곽상언·이소영·모경종 의원 등은 공개적으로 폐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여성계 움직임이 아니더라도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은 철회돼야 한다. 헌법 전문가이기도 한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은 12일 위헌성을 지적했고, 대법원·법무부·대검 등도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정의당·경실련·참여연대·민변·변협도 우려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야당이 대안과 우려를 제시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유사시 국회에 법률안 재의를 요구(거부권) 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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