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3 지방선거에서 피습 자작극 의혹을 받는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8일 오후 부산지방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신문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피습 자작극 의혹을 받는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8일 오후 부산지방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신문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지연 전 선대위 대변인 “개혁신당, 공천 실패 책임 전가”

정 전 후보 선거 전 자작극 시인에도 완주, 경찰 대응 도마

부산=이승륜 기자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자당 소속으로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정이한 전 후보의 ‘피습 자작극’ 사건과 관련해 국민의힘 공작 가능성을 제기하자, 박형준 전 부산시장 후보 측이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다만 정 전 후보가 선거를 보름 이상 앞둔 5월 중순 경찰 조사에서 자작극을 인정하고도 6·3 지방선거 당일까지 선거운동을 계속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의 늑장 대응을 둘러싼 비판도 함께 커지고 있다.

박형준 전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았던 서지연 전 부산시의원은 13일 성명을 통해 “정이한 전 후보의 자작극 사태를 두고 개혁신당 일각에서 박형준 선대위를 향한 근거 없는 음모론을 유포하고 있다”며 “이는 자당의 공천 실패 책임을 다른 정당에 전가하려는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서 전 시의원은 “박형준 선대위는 자작극 사실을 선거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았다”며 “선거 전에 이를 알았다면 정 전 후보는 후보직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보수 대통합 차원의 단일화 노력 역시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작극으로 이익을 본 쪽과 손해를 본 쪽이 어디인지는 유권자가 판단할 수 있다”며 “개혁신당은 음모론 유포를 즉각 중단하고 자작극 사실을 인지한 뒤 어떤 공식 입장과 대응을 했는지, 공당으로서 어떤 책임 있는 조치를 했는지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이준석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의힘에서 누가 정이한에게 접근해 그에게 이상한 마음을 품게 했는지 몰라서 말 안 하는 게 아니다”며 “모 후보 캠프에서 이상한 제안을 했다면 끝장”이라고 주장하며 국민의힘 공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선거 막판 특정 후보 캠프가 정 전 후보 측에 후보 사퇴와 지지를 조건으로 시청 내 직책 등을 제안하며 단일화를 추진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당시 정 전 후보가 이 대표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고, 개혁신당 지도부도 단일화를 제안한 캠프 측의 접촉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현재까지 단일화 제안과 정 전 후보의 자작극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수사기관의 판단이나 객관적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치권 공방과 별개로 경찰 수사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정 전 후보 가족의 헬스 트레이너로 약 10년간 알고 지낸 윤모 씨를 긴급체포해 휴대전화를 압수했고, 범행 전 통화 내역과 두 사람이 만나 공모한 정황이 담긴 CCTV 등을 확보했다. 윤 씨는 통화 내역을 제시받은 뒤 범행을 시인했고, 정 전 후보도 5월 중순 조사에서 자작극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정 전 후보는 자작극을 인정한 이후에도 6월 3일 선거일까지 후보직을 유지하며 선거운동을 계속했고, 경찰도 선거가 끝난 뒤에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결국 유권자들은 자작극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투표를 하게 됐다는 점에서 경찰이 보다 신속하게 신병 처리와 수사를 진행했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최근 정 전 후보와 윤 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했으며, 자작극 사건은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 전 후보가 사건 직후 부친과 관련된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경위와 허위 진단서 작성 등 의료법 위반 의혹, 금전 대가 여부, 추가 공범 존재 여부 등에 대해서는 별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병원이나 개혁신당 중앙당의 조직적 개입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지난 10일 정 전 후보 사건을 맡았던 경찰들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정 전 후보가 자백했는데도 경찰이 선거가 끝날 때까지 숨겼다는 사실이 너무나 경악스럽다”며 “정 전 후보가 계속 쇼를 하며 (유권자를 속여 선거운동 하는) 추가 범죄를 하는데 경찰이 적극 조력했다고 생각한다. 경찰이 부산시장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는) 알 권리가 침해됐고 참정권이 훼손된 중대한 사태”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만간 고발장 준비 되는대로 직무유기,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위반 등에 대해 담당 경찰 지휘라인을 모두 고발해서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 의원은 또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가 사건 수사의 맹점을 만들 수 있다면서, 경찰 고발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특검을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승륜 기자
이승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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