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슈아이바항 미군 제103원정지원사령부의 지난해 항공사진(왼쪽)과 올해 3월 1일 공습 당일 모습(오른쪽). CNN 뉴시스
쿠웨이트 슈아이바항 미군 제103원정지원사령부의 지난해 항공사진(왼쪽)과 올해 3월 1일 공습 당일 모습(오른쪽). CNN 뉴시스

워싱턴포스트, 생존자 등 17명 인터뷰해 보도

미국·이란 전쟁 초기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미군 장병 6명이 사망한 것은 예견된 위험을 무시한 장성들의 오판 때문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전쟁 이틀째였던 3월 1일 쿠웨이트 슈아이바 항구 미군 제103원정지원사령부 기지에 대한 공격으로 미군 6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친 것과 관련, 생존자들은 장군들이 경고를 무시해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WP는 당시 공습에서 살아남은 군인과 목격자, 군 자체 조사 내용에 정통한 관계자 등 모두 17명을 인터뷰해 이날 의혹을 제기했다.

WP가 인터뷰한 다수 장병들은 준장 1명과 소장 1명 등 지휘관 2명이 ‘슈아이바는 이란의 공격 목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첩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내부 평가에서 드론 방어 시설 부족 때문에 이곳에 병력을 배치하는 데 대한 반대 의견이 나왔지만 장군들이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WP 보도에 따르면 슈아이바가 미군 병력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사전 정찰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슈아이바 기지에는 이란 샤헤드 드론을 격추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고, 초기 보안 평가 결과 기둥에 설치된 확성기를 이용한 경보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문제점이 확인됐다. 특히 일부 장병들은 차량 탑재형 드론 방어 시스템을 슈아이바로 보내달라는 요청도 ‘장비 부족’을 이유로 중부사령부에서 기각됐다고 주장했다.

또 장병 3명은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가 중동에 대규모 군사력 증강을 명령했을 당시 이미 지휘관들이 이곳의 취약점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으며, 슈아이바 항구가 이란의 공격 대상 목록에 올라 있다는 첩보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이런 경고가 있었는데도 슈아이바 병력 배치가 강행됐다는 주장이다. 103지원사령부는 지난해 9월 쿠웨이트의 미군 거점인 아리프잔 기지에 배치됐다가 슈아이바의 소규모 기지로 재배치됐다.

그러나 이 사건과 관련한 군 자체 조사 내용에 정통한 관계자는 장병들이 기지 방어체계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었고, 조사 결과 슈아이바 항구는 드론·미사일 공격에 대한 다층 방어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또 슈아이바 항구는 요새화가 잘 돼 있고, 배치된 병력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벙커 공간도 갖추고 있다고 일축했다.

한편 WP는 군 자체 조사에는 징벌적 조치나 책임 소재 규명이 포함돼 있지 않고, 수사 결과가 언제 공개될지도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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