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년 전, 누군가 타인을 위해 빵을 구웠다. 문명은 거기서부터 시작됐다.”
생존의 위기 때마다 나눔을 통해 살아남았던 인류의 모습에 주목한 책이 나왔다. 책 ‘빵 굽는 철학자’는 인류가 수렵·채집 생활에서 농경 생활로 전환하던 만년 전으로 돌아가, 나눔의 흔적을 탐색하는 데서 시작한다.
이야기의 출발점은 튀르키예 남동부 아나톨리아 고원의 카라한 테페다. 저자들은 농경이 막 시작되던 시기 “수백 명이 모여 거석 신전을 세우고 음식을 나눈 흔적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 이뿐만 아니라 요르단 북동부 사막의 1만4400년 전 화덕에서도 곡물을 곱게 갈아 구운 납작빵의 흔적이 발견됐다.
책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빵을 타인에게 나눠 준 이름없는 지도자’에 주목한다. 도처에 위협이 도사리고 있던 시기에도 포용과 나눔을 선택한 이들과 부족이 있었고, 그들이 보여준 ‘공익’의 정신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는 의미다. 이때 빵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신뢰를 나누는 매개이며, 공동체를 만드는 도구로서 의미를 가진다.
저자들은 이를 ‘퍼블릭 사피엔스’의 탄생이라 부르며 경쟁보다 협력, 독점보다 나눔을 통해 인류사의 큰 흐름을 관통하려 했다. 저자들은 수년간 튀르키예와 그리스, 이집트 등의 유적을 답사하면서 그 퍼블릭 사피엔스의 흔적을 탐색해나간다.이를 바탕으로 공익의 정신이 지역의 지리적 특성과 통치적 필요, 문화 등에 의해 다르게 뻗어나갔다는 점도 짚는다.
전작 ‘호모 레퍼런스’에서 인류 문명의 발전 과정을 ‘참조’라는 키워드로 조명했던 김문식 작가(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겸임교수)와 MBN에서 경제·정치 분야를 취재하며 경제 관련 저서를 집필해온 정창원(MBN 기획실장) 작가가 집필했다.
인지현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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