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하(왼쪽)  회장과 박종래 UNIST 총장이 13일 ‘미산 개척자 장학금’ 5억 원 기탁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UNIST 제공
권준하(왼쪽) 회장과 박종래 UNIST 총장이 13일 ‘미산 개척자 장학금’ 5억 원 기탁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UNIST 제공

권준하 회장, 장학금 5억원 기탁…최대 60만원

150명 모집에 978명 신청…350명으로 확대

울산=곽시열 기자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성적, 소득, 수상 실적과 관계없이 오직 등산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장학금 신청자를 모집한 결과 6.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UNIST는 투자·경영 전문가인 권준하 회장의 기부로 운영하는 ‘미산(彌山) 개척자(Pioneer) 장학금’이 첫 모집한 결과 당초 선발 규모 150명을 크게 웃도는 978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방학 중 신청이 이뤄졌음에도 학생들의 관심이 몰리자, 권 회장은 장학금의 취지와 참여 열기를 고려해 선발 인원을 35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권 회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삼성그룹 근무 한 바 있으며, 이후 자동차 공업사·운수회사 등 자동차 관련 사업을 했다. 1992년부터 기아 이리대리점 운영했으며, 1998년부터는 신익산화물터미널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장학금명에 쓰인 ‘미산’은 권 회장 선친의 호에서 따왔다. 선친이 강조한 근검절약, 인내, 나눔의 정신이 깃든 이름이다. 권 회장은 이 뜻을 이어 교육과 복지 분야 기부를 꾸준히 실천해왔다. 대학과 복지기관 등에 기부한 금액은 원금 기준 총 128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 회장은 투자·경영 전문가이자 기업 경영인으로, ‘펀드형 유언대용신탁 기부 모델’을 개발하고 확산해온 기부자로도 알려져 있다. 유언대용신탁은 생전에 금융회사에 자산을 맡겨 관리·운용하고, 사후에는 지정한 수익자에게 자산을 이전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미산 개척자 장학금은 산행과 완등 인증을 장학 기준으로 삼은 이색 장학 프로그램이다. 과학기술 인재들이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성취감과 공동체 의식을 함께 기르도록 마련됐다.

선발된 학생들은 활동 기간 동안 영남알프스 주요 봉우리와 지정된 국내 명산을 오른다. 이후 인증 앱을 통해 완등 실적을 제출한다. 기간 내 6회 이상 완등하면 70만 원, 3~5회 완등하면 30만 원의 장학금을 받는다.

UNIST는 지난 13일 저녁 서울에서 ‘미산 개척자 장학금’ 5억 원 펀드 기탁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권 회장과 박종래 UNIST 총장, 안현실 연구부총장, 정웅규 발전기금운영단장 등이 참석했다.

장학금 슬로건은 “정상을 향한 도전, 세상을 바꾸는 과학기술 개척자”다. 자연 속 성찰을 통한 창의적 통찰, 동료와 함께하는 연대의 리더십, 한계를 넘어서는 파이오니어(Pioneers) 정신을 핵심 가치로 삼았다.

UNIST 캠퍼스가 영남알프스와 가까운 점도 ‘등산 장학금’의 의미를 더한다. 권 회장은 “산을 오르는 일은 공부와 닮아 있다. 한 걸음씩 꾸준히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는 경험을 하게 된다”며 “UNIST 학생들이 산행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과학기술 인재로서 더 큰 세상에 도전하는 힘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곽시열 기자
곽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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