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상 전쟁 재개

 

폭격 당한 예멘 국제공항

美, 이란 잠수함·함정시설 타격

트럼프 “추가 조치 준비 돼있어”

이란 “MOU 위반… 美선박 타격”

후티 반군-사우디도 휴전 종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워싱턴DC 백악관 웨스트 이그제큐티브 드라이브에서 열린 ‘프리덤 250 그랑프리’ 자동차 경주 홍보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워싱턴DC 백악관 웨스트 이그제큐티브 드라이브에서 열린 ‘프리덤 250 그랑프리’ 자동차 경주 홍보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미군이 13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야간 공습을 감행, 사실상 전쟁 재개 수순에 돌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지하 핵시설에 대한 공격 가능성도 언급하는 등 공격 수위를 급속하게 끌어올렸다. 이란도 곧바로 반격에 나선 가운데,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4년간 휴전 종료를 선언하는 등 전쟁 양상이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3일 연속 야간 공습 사실을 전하며 “이번 공습을 통해 이란군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무고한 민간인과 상선을 공격할 수 있는 이란의 능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했다. 중부사령부는 또 다른 글에서 “어제 중부사령부 부대는 다수의 공격용 무인 수상정(수상 드론)을 활용, 이란 잠수함과 함정 정비 시설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며 “이는 미군이 전투 작전에 해상 드론을 투입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지난 3월부터 미 해군에 배치된 수상 드론 ‘코르세어’(Corsair)는 지난달 이란군에 격추된 미 육군 아파치 헬기 승무원 2명을 구조하는 작전에 투입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보수 성향 라디오 채널 ‘휴 휴잇 쇼’에 출연, “오늘 밤에도, 내일도 세게 때릴 것”이라며 대이란 공습이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프로그램에서 이란의 픽액스(Pickaxe)산에 있는 지하 핵시설에 대한 공격 가능성도 거론했다. 픽액스산의 지하 핵시설은 이란 전쟁 발발 후 아직 표적이 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이란 전쟁 개시를 통보하는 서한에서 “이란 이슬람 공화국 정부가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 국가에 대한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필요한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13일 예멘 사나 국제공항이 폭격을 당해 거대한 화염에 휩싸여 있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수도 사나의 국제공항을 겨냥해 여러 차례 공습을 단행했다고 주장하며 휴전이 종료됐다고 선언했다. 사진은 후티 반군이 운영하는 한 방송사에서 공개한 영상 캡처 화면. AFP 연합뉴스
13일 예멘 사나 국제공항이 폭격을 당해 거대한 화염에 휩싸여 있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수도 사나의 국제공항을 겨냥해 여러 차례 공습을 단행했다고 주장하며 휴전이 종료됐다고 선언했다. 사진은 후티 반군이 운영하는 한 방송사에서 공개한 영상 캡처 화면. AFP 연합뉴스

이란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이란 외교부는 중부사령부의 발표 직후 낸 성명에서 미국의 공습에 대해 휴전연장 양해각서(MOU) 위반으로 규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이란 국영TV에 따르면 이란군은 미국 선박에 타격을 가했다고 밝혔고, 무인 항공기(드론)를 이용해 쿠웨이트 등 역내 미군 시설 및 장비도 공격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방부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유조선 2척이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히며 “이번 노골적 공격은 역내 안보를 위협하고 국제법을 위반한 심각한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약 4년 동안 휴전했던 후티 반군과 사우디의 분쟁도 재개되는 등 전선이 확대될 조짐도 보인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가 후티가 장악하고 있는 예멘 수도 사나의 국제공항을 겨냥한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힌 뒤 사우디의 아브하 국제공항을 공격했다.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이날 사우디의 후티 반군 공격을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했다고 복수의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예멘 북부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후티 반군은 이란의 ‘저항의 축’의 일원으로 과거에도 예멘 정부군을 지원하는 사우디 군사시설을 공격한 바 있다.

민병기 특파원
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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