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3년만에 형사미성년 연령 조정
강력범죄 14세 → 13세미만 하향
성평등부, 국무회의서 개편 보고
발달특성 등 고려 신중 검토 밝혀
이 대통령 “한 살 낮추자는 건 너무 미약”
지금까지 강력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던 ‘무서운 14세’(만 13세)들은 이제 ‘촉법소년’의 이름으로 법망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된다. 정부가 14일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을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부분적으로 한 살을 낮추자는 것은 너무 미약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밝히면서 대상 범죄 범위와 기준 연령 추가 하향이 추진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성평등가족부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촉법소년 연령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1세 하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보고했다. 성평등부는 시민참여단(212명) 숙의 과정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의견이 우세했다는 점도 밝혔다. 시민참여단 조사 결과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하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46.7%로 가장 많았고, ‘모든 범죄에 대해 일괄 하향’(30.2%), ‘현행 유지’(17.0%) 등 순이었다.
이대로 확정되면 1953년 형법 제정 때 도입된 형사미성년자 기준(만 14세 미만)이 73년 만에 하향 조정된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추진은 지난 2월 이 대통령이 쟁점 정리와 시민의회 등을 활용한 국민 의견 수렴을 주문한 데 따라 논의가 본격화됐다. 이후 성평등부는 전문가 중심의 ‘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와 시민 212명으로 구성된 숙의 토론회 등을 진행해 왔다.
정부가 촉법소년 기준을 하향하는 것은 최근 촉법소년 범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 대비 2025년 촉법소년 경찰 검거 인원은 9606명에서 2만1095명으로 2.2배 증가했고, 강력범죄인 강간·추행의 경우 2020년 373명에서 2025년 739명으로 1.98배 증가했다. 특히 절도로 검거된 인원은 2025년 1만110명으로 2020년 대비 1.97배 증가했다.
다만, 성평등부는 소년 사법 체계 전반의 개선 대책도 함께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종합 검토 의견을 제시했다. 연령 하향의 효과와 통계적 근거, 소년의 발달 특성, 국제 기준, 보호·교화 인프라 여건 등을 종합 고려해 연령 하향 여부와 범위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도 개선안에는 △촉법소년 전건송치 제도 개선 △촉법소년 경찰 조사 가이드라인 및 조사권 법적 근거 마련 △소년분류심사원 등 보호처분 인프라 확충 △소년원 기간 다양화 및 사후관리체계 개선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성평등부는 형법과 소년법 등 관련 법률 개정안 입법 추진, 범정부 연계로 소년비행예방정책위원회(가칭)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촉법 13세 규정… 중국, 강력범 12세부터 처벌
정부가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하향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가운데, 해외 주요국들도 소년범의 기준을 별도로 두고 처벌 수준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일본은 형사책임 최소 연령을 14세로 정하고 14세 미만 촉법소년은 아동상담소로 송치해 복지적 조치와 보호처분을 실시하고 있다. 다만 12세 이상부터 소년원 송치가 가능하고, 14세 미만 소년에 대한 시설 처우는 원칙적으로 아동복지시설에서 한다.
독일의 경우 14세 이상은 행위 당시 성숙도와 통찰·행동조정능력을 개별 심사해 형사책임능력을 판단한다. 프랑스는 촉법소년 연령을 13세로 규정하고 있고, 10∼12세의 경우에는 교육위탁시설에 수용해 상담·치료 및 사회 복귀 등을 지원한다.
중국은 형사책임 기본 연령을 16세로 정하고 있으나, 고의 살인 등 극도로 잔인한 강력범죄의 경우 예외적으로 12세 이상부터 처벌 가능하도록 지난 2021년 관련 법을 개정했다.
미국은 주별로 다르지만, 살인 등 중범죄에 대해 형사 처벌할 수 있는 최소 연령을 아예 두지 않는 주부터 16세(캘리포니아주)까지 범위가 다양했다.
김지현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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