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악의 공급 절벽’ 우려
내년 상반기엔 1만853가구
‘올파포’ 보다도 적은 물량
“3년뒤 집값 고점 찍을 것”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2만 가구를 처음 밑돌 것으로 예측되면서 199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공급 절벽에 진입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부터 집값이 가파르게 우상향해 3년 후 고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8682가구로 전망됐다. 이는 연간 적정 수요인 4만∼5만 가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2만 가구를 하회한 것은 통계가 집계된 1990년 이후 처음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기였던 2012년과 2013년에도 각각 2만336가구, 2만652가구 등으로 경계선에 다가섰던 적은 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건설 사업이 죄다 중단됐던 시기다.
반기별로 살펴보면 내년 상반기엔 1만853가구가 입주하는데, 기축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32가구)보다 적다. 내년 하반기 입주 물량(7829가구)은 대단지 헬리오시티(9510가구)에도 한참 못 미친다. 오는 2028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올해보다 45.8% 줄어든 1만3683가구로 예상됐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충격을 주는 핵심 변수는 입주 물량”이라며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올 하반기가 집값이 급등하는 시발점인데, 공급 추세를 보면 피크는 3년 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통계상 입주 물량은 최악인 상황”이라며 “서울 입주 물량이 2029년까지 거의 안 나오는데, 공급도 늘어나지 않아 사실상 2029년까지는 속수무책”이라고 지적했다.
정책 리스크 탓에 서울 주요 아파트 분양도 잇따라 미뤄지면서 시장엔 공포 심리도 퍼지고 있다. 규제지역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청약 수요 위축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올해 분양 예정이었던 동작구 디에이치켄트로나인은 내년 하반기로 일정을 늦췄다. 지난해 분양 예정이었던 서초구 방배동 방배포레스트자이는 청약 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할 가능성이 크다.
매물 자체가 줄어들자 서민 주거 비용 부담은 불어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5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3.58% 뛰었는데,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세는 없어져야 할 제도’란 정부 인식하에 규제가 가해지면서 월세값도 치솟고 있다. 월세값은 같은 기간 3.37% 상승했다. 월세 상승률은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실수요 지역까지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어 놓은 탓인데 일부 지역은 규제를 완화해 주고 거래세를 낮춰 줘야 기존 매물이라도 순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이소현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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