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역 주류 도매업계의 담합 의혹으로 인해 한 식당 업주가 납품업체를 바꾸지 못하고 결국 손님이 술을 직접 사오는 방식으로 영업을 전환했다는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제주 거주 8년 차라고 밝힌 글쓴이 씨는 최근 자신의 SNS에 “악행은 사라져야 한다. 왜 우리가 울이어야 하냐”는 글과 함께 한 식당에 붙은 안내문 사진을 공개했다.
안내문에 따르면 해당 식당은 약 10년 동안 한 주류업체와 거래해 왔다. 업주는 “최근 지인이 식당을 열게 돼 친절하고 잘해주는 A 사를 소개했다”며 “지인이 여러 회사의 견적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A 사가 소주 한 상자당 적게는 5000원, 많게는 1만 원 정도 비싸게 납품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업주는 “이를 확인해보니 우리 매장 역시 비싼 가격에 들여오고 있었다”며 “오랜 기간 신뢰를 바탕으로 거래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이 사실을 알게 되니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적었다.
이후 다른 주류업체와의 계약을 알아봤지만 거래하겠다는 곳을 찾지 못한 업주는 “주류 회사들끼리 서로 연계돼 있어 저희 매장과는 거래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현재는 ‘담합’ 대신 ‘상도덕’이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법망을 피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식당은 손님이 외부에서 직접 구매한 주류를 가져와 마실 수 있도록 운영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업주는 제주시 위생 담당 부서와 세무서 등 관계 기관에 문의한 결과, 손님이 직접 구매한 주류는 식당에 반입해 마실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직원이 손님의 카드를 받아 인근 편의점에서 술을 대신 구매해 제공하는 행위는 주류 관련법에 어긋날 수 있어 허용하지 않는다. 업주는 “손님께서 직접 주류를 구매해 오셔야 한다”며 “고객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전했다.
한편 제주 지역 주류업계의 담합 행위는 이미 당국에 적발된 바 있다.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부터 담합을 벌여온 제주지역주류도매업협회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시 주류협회는 ‘거래정상화협의회 시행규칙’을 기존에 확보한 거래처는 서로 침범하지 못하게 막고, 신규 거래처에서만 경쟁하도록 제한하는 등의 담합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정환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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