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상담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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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고민

매년 장마철을 유독 힘들어했습니다. 이때쯤이면 몸이 처지고 마음까지 함께 무거워집니다. 온종일 몸이 찌뿌둥하고 두통이 자주 찾아오며, 잠을 푹 자고 일어나도 피로가 가시지 않아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납니다. 무엇보다 의욕이 크게 꺾입니다. 평소에는 퇴근 후 운동을 하거나 취미를 즐겼지만, 요즘은 집에 오면 소파에 멍하니 누워 있다가 잠들기 일쑤입니다. 그러다 보면 스스로 자책하게 되고 기분은 더 가라앉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왜 장마철만 되면 몸과 마음이 이토록 힘든 건지, 이를 이겨낼 현명한 방법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 뇌가 날씨에 반응하는 것… 일부러 ‘빛’ 쬐고 수면리듬 유지해야

▶▶ 솔루션

장마철 무기력함은 게으름이 아닙니다. 뇌가 날씨에 반응하는 현상입니다. 장마철이 되면 몸과 마음이 처지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이를 단순히 나태함이나 의지 부족으로 생각하고 자신을 탓하는데, 사실 이것은 뇌와 신체가 환경 변화에 반응하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우리의 뇌에는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있는데 이것은 기분을 안정시키고 의욕과 집중력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이 세로토닌은 햇빛에 의해 분비가 자극되는데 장마철에는 일조량이 줄어드니 세로토닌 분비도 마찬가지로 줄어들면서 우울감과 무기력감 등이 나타나게 됩니다.

일조량뿐만 아니라 습도 역시 기분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장마철의 높은 습도는 체온 조절을 방해해 신체가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쓰게 만듭니다. 이 때문에 충분히 쉬어도 몸이 무겁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게다가 높은 습도는 두통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습도가 올라가면 기압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기압 변화가 뇌혈관을 확장시키고 뇌를 감싸는 조직에 압력 변화를 일으켜 두통을 유발합니다. 그래서 평소 편두통이 있는 분들이 장마철에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통이 반복되면 짜증이 나고 예민해지기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시기를 버텨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의도적으로 빛을 쬐는 것입니다. 비가 오더라도 낮 시간에 잠깐씩 밖으로 나가거나, 실내에서는 창가에 앉아 자연광을 받는 것만으로도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됩니다. 실내 조명을 최대한 밝게 켜 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해외에서는 일조량이 부족한 계절에 고조도 광치료 기기를 활용하기도 하는데, 국내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수면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흐린 날에는 멜라토닌 분비 패턴이 깨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아침 기상 시간을 규칙적으로 유지해 생체 리듬을 안정시켜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조금 더 관대해지시길 바랍니다. 장마철의 컨디션 저하는 나태함 때문이 아니라 몸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겪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변화입니다. 자책 대신 따뜻한 휴식과 돌봄으로 스스로를 보듬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차승민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법제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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