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살해한 뒤 알몸으로 거리를 배회하던 남성을 경찰이 현장에서 붙잡지 못해 부실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뉴시스가 지난 14일 유족 측으로부터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4시 경찰 순찰차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의 몸으로 피범벅이 된 피의자 A 씨(20대)와 도로에서 마주쳤다.
영상에는 A 씨가 편의점을 나온 뒤 알몸으로 거리를 걷다가 경찰차가 다가오자 반대 방향으로 달아나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차는 곧바로 멈추지 않고 후진해 방향을 바꾼 뒤 A 씨를 뒤쫓았으나 현장에서 붙잡지 못했다.
편의점 측은 “문신한 남성이 피를 묻힌 채 들어와 우유를 계산하고 나갔다”며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추적을 따돌린 A 씨는 범행 현장인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가 뒤이어 출동한 경찰에게 붙잡혔다. 당시 집에는 피해자의 연락을 받고 찾아온 다른 친구들이 있었다.
유족 측은 “가해자가 전력 질주를 해서 달아난 것도 아닌데 경찰관이 차에서 내려 곧바로 뒤쫓지 않고 차량을 돌려 따라갔다”며 “피해자의 친구들이 없었다면 흉기 등 주요 증거를 없애거나 집에 있던 다른 친구를 해칠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출동한 직원들이 거리에서 피의자를 마주친 시각은 오전 4시 25분으로 사건 관련자라 판단해 멈추라고 지시했으나 도망갔다”며 “피의자가 사라져 그의 혈흔을 따라 추적 중인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건 현장에 경찰이 도착한 건 오전 4시 46분, 체포 시각은 4시 57분”이라며 “출동한 경찰이 혈흔을 따라가다 보니 사건 발생 장소가 아파트인 걸 확인했고 1층부터 수색하던 중에 상층에 피해자가 죽었다는 2차 신고가 오전 4시 35분에 접수돼 곧바로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건 당시 집에 있던 또 다른 친구도 A 씨에게 폭행을 당해 크게 다쳤다. 피해자의 친구들은 “숨진 피해자가 친구를 괴롭히던 가해자를 말리다가 공격의 표적이 된 것 같다”고 추측했다.
A 씨가의 지인은 그가 과거에도 술을 마시면 폭력적으로 돌변했다고 증언했다. 지인은 “갑자기 소주병과 잔을 깨고 집 문도 부쉈다”며 “유리 조각을 들이밀며 ‘내가 우습냐’고 해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어 “술을 마시면 친구들도 알아보지 못했고 친구들을 많이 때렸다”고 덧붙였다.
경산경찰서는 지난 4일 경산의 한 아파트에서 친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A 씨를 지난 7일 구속했다. 경찰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오는 16일 A 씨의 신원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근홍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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