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습 자작극 본건 검찰 송치
경찰 계좌분석서 금전거래 정황 못 찾아
공범·윗선·병원 진단서·직원 선거동원·허위 여론조사 수사 계속
부산=이승륜 기자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의 ‘피습 자작극’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16일 정 전 후보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구속 후 유치장 추가 조사에서도 정 전 후보가 “돈을 주고받은 사실이 없고 윤모 씨는 10년지기 친구일 뿐”이라는 기존 진술을 유지했으며, 계좌 분석에서도 범행 대가성 금전 거래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공범과 캠프·윗선 개입, 허위 진단서 발급 의혹은 물론 부산경찰청이 수사 중인 병원 직원 선거운동 동원 및 허위 여론조사 의혹 수사는 계속 이어진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이날 오전 동래경찰서 유치장에 수감 중이던 정 전 후보와 공범인 헬스 트레이너 윤모 씨를 차례로 부산지검으로 송치했다.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정 전 후보는 구속 당시 입었던 양복에 흰 마스크를 착용한 채 오전 9시 50분쯤 부산지검에 도착했다.
정 전 후보는 ‘선거를 완주한 이유’, ‘사퇴하지 않은 이유’, ‘개혁신당에 알렸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성실히 수사와 재판을 받겠다”고만 답했다. 정 전 후보에 앞서 경찰서 유치장을 출발한 윤 씨는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완전히 숙인 채 침묵을 유지했다.
두 사람은 지난 4월 27일 오전 8시쯤 부산 금정구 한 나들목 인근에서 선거운동 중 발생한 음료 투척 사건을 자작극으로 꾸민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정 전 후보 캠프는 정 전 후보가 차량 운전자가 던진 음료를 피하려다 넘어져 의식을 잃었고, 병원에서 뇌진탕과 근좌상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 수사 과정에서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하던 두 사람이 사건 전에 통화한 내역과 윤 씨의 헬스장에서 범행을 공모한 모습이 담긴 CCTV 자료가 확인되면서 자작극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사람은 10년 넘게 알고 지낸 사이로, 선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선거 보름 전인 지난 5월 18일 자작극 관련 진술을 확보한 뒤 수사를 이어왔으며, 지난 8일 두 사람을 구속한 이후에는 금전 거래 등 대가성 여부와 배후 세력에 대한 조사도 벌였다.
경찰은 구속영장 집행 후 동래경찰서 유치장에 수감 중이던 정 전 후보를 한 차례 소환 조사했다. 정 전 후보는 이 조사에서 범행 대가로 돈을 주고받은 사실이 없으며, 공범인 윤 씨와는 10년 넘게 알고 지낸 친구 사이일 뿐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계좌 분석 결과와 추가 공범 여부, 의료법 위반 관련 사실관계 등을 재차 확인했다.
경찰은 정 전 후보 명의 계좌 전반에 대해 금융기관 조회를 실시했지만 범행과 관련한 입금이나 송금 등 금전 거래 정황은 확인하지 못했다. 계좌 분석 결과를 토대로 다시 사실관계를 확인했지만 정 전 후보는 “금전 거래는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이 범행을 공모해 자작극을 벌인 점 외에 현재까지 금전 등 대가성 거래와 배후 세력에 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이번 송치로 수사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정서 관계자는 “현재까지 추가 공범이 확인된 것은 없지만 캠프 관계자나 윗선 개입 여부 등은 계속 확인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연결고리가 확인되면 추가 수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자작극 당시 제출된 진단서의 허위 발급 의혹과 관련한 의료법 위반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는 이미 소환 조사했으며, 정 전 후보도 유치장 수감 중 관련 내용을 조사받았지만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관련 자료를 확보해 사실관계를 계속 확인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전날인 15일 정 전 후보 부친이 운영하는 온그룹 계열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병원 직원들이 정 전 후보 선거운동에 동원됐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수사대는 이 사건과 별개로 정 전 후보 부친과 연관된 여론조사업체의 허위 여론조사 의혹과 조사 공정성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자작극 본건 송치 이후에도 의료법 위반 사건과 병원 조직 선거 개입 의혹, 허위 여론조사 의혹 등을 순차적으로 수사한다”며 “캠프 관계자와 윗선 개입 여부 등 추가 공범 가능성도 계속 확인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승륜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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