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16일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충남 대전 자운대 지역에 창설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불과 열흘 전에 국방부는 ‘2+2 방안’(1·2학년은 통합교육, 3·4학년은 기존 사관학교 교육, 육사는 전남광주 이전) 발표를 검토했으나, 돌연 연기했다. 얼마나 졸속으로 추진되는지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새로운 안의 핵심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4년제 종합 사관학교를 만들어 그 속에서 육군 전공, 공군 전공, 해군 전공 등으로 나눠 교육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통합 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 지역에 신설하고, 필요에 따라 장소를 옮겨 교육을 한다는 것이다. 또, 신설 학교 개교 때까지는 서울의 현 육군사관학교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사관학교와 관련, 국방부는 육·해·공군의 통합성 강화를 내세운다. 당정협의에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통합형 지휘관, 육각형 인재 양성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개별 사관학교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실과 크게 다르다. 인공지능(AI)·드론·우주 등 전쟁 양상 변화에 따른 통합성·합동성 강화는 필요하지만, 통합 사관학교가 해법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국·영국 등 군사 강국들은 개별 사관학교에서 교육하고, 합동 참모 교육이나 지휘 참모 대학 등 고급 지휘관이 될 경우에 별도 교육을 실시한다.
대전 지역으로의 통합 역시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서울 태릉의 육사, 경남 진해의 해사, 충북 청주의 공사 등은 그 지역에 있어야 할 분명한 이유와 배경이 있다. 그런데 자운대로 합치면 해군 사관생도는 바다가 없는 곳에서, 공군 사관생도는 활주로 없는 곳에서 교육 받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2+2안보다 더 황당하다. 특별한 경우에 일정 기간 옮겨가면 된다고 하지만, 그런 환경에서 교육 받는 것과는 크게 다르다. 한편, 당분간 태릉 육사를 통합 사관학교로 사용하겠다는 것은, 최대한 신속히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부동산 대책과도 충돌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집을 보면, 군 교육기관 통합과 합동성 강화 등은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 공약의 일부로 나온다. 이런 정치적 접근 발상을 접고 통합안을 전면 백지화한 뒤 시간을 두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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